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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꽁이 서식’ 고양 한류천 악취는 아파트 오·우수관 연결 때문

l 고양시, 생활폐수 하천 유입 하수관로 28곳 적발

(고양=연합뉴스) 황대일 기자 = 멸종위기 야생동물 맹꽁이가 서식하는 경기 고양시 한류천은 인근 아파트단지의 생활폐수 유입으로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산신도시가 서울 주택난 해소를 위해 1990년대 초 급조된 탓에 오수관과 우수관을 분리하지 않아 생활폐수가 약 30년간 한류천으로 흘러 들어갔다.

‘맹꽁이 서식’ 고양 한류천 악취는 아파트 오·우수관 연결 때문
하수관로 정비 현장
[고양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17일 시에 따르면 일산신도시 하수 합류 지점 125곳을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조사한 결과 28곳에서 우수관과 오수관이 연결돼 있었다.

시는 내시경 카메라로 하수관로를 점검하다가 이상 징후를 발견하면 수질 검사와 색소 검사 등을 통해 두 관의 연결 여부를 판단했다.

수질 검사에서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수치가 150을 넘으면 생활하수가 우수관을 통해 배출된 것으로 보고 정밀조사를 했다.

이런 곳에서는 아파트 화장실과 주방 등의 물이 정수 처리장을 거치지 않고 하천으로 곧장 흘러 들어가 심한 악취를 풍겼다.

일부 주민은 아파트 발코니에서 세탁기를 사용하느라 유해성 세제가 섞인 물이 우수관을 통해 인근 한류천과 대화천으로 유입되기도 했다.

한류천에는 2018년 맹꽁이가 발견된 데다 주변에 국내 최대 한류 전용 공연장 CJ 아레나가 건설되고 있어 수질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2021년 10월 27일 CJ라이브시티 착공식 및 비전 선포식
연합뉴스 자료 사진

일산호수공원에서 한강까지 약 2.6km를 흐르는 한류천 수질은 평소 3등급 수준이지만 봄, 여름, 가을에는 종종 4등급으로 떨어진다.

오·폐수가 다량으로 유입돼 하천 바닥에 침전물이 쌓이고 녹조와 기름띠가 수면으로 떠다니면서 심한 악취를 내뿜기 때문이다.

시는 2019년 12월 CJ 측과 맺은 ‘한류천 수질개선·친수공간 조성’ 협약에 따라 약 110억 원을 들여 하천 수질을 2등급으로 개선하고 친수공간을 만들기로 했다.

CJ 라이브시티는 30만2천265㎡ 부지에 1조8천억 원을 들여 실·내외 6만석 규모의 음악 공연장 아레나와 한류 콘텐츠 체험장, 호텔 등 상업시설을 갖추는 K-컬처밸리를 조성하기로 하고 2021년 10월 착공에 들어갔다.

시는 하천 수질 개선을 위해 문제가 된 28개 아파트단지에 대해 시정 명령을 내리고 다른 하수관로도 지속해서 점검하는 한편 세탁기의 발코니 사용은 중단하도록 홍보할 방침이다.

ha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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