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검수완박’ 헌재 결정 후 野 파상공세에 역설적으로 다시 주목도 상승 여의도연구원장 “등판하면 좋겠다” 공개 언급…韓 “저와 무관한 일” 선긋기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안채원 기자 = 여당인 국민의힘 내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내년 총선 등판론이 재점화하고 있다.
한 장관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률에 대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더불어민주당에서 ‘탄핵’까지 거론될 정도로 연일 집중 공격을 받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정치권에서 주목도는 점점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기에다 벌써 내년 4월 총선의 수도권 승리를 놓고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로 여권 일각에서 ‘한동훈 역할론’이 다시 거론되는 모습이다.
친윤(친윤석열)계 초선으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에 임명된 박수영 의원은 27일 CBS 라디오에 출연, 내년 4월 총선 전 한 장관의 정치권 등판 주장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좀 등판했으면 좋겠다”면서 “한 장관이 73년생이다. X세대의 선두 주자라 볼 수 있는데 그분이 나와서 기존의 586, 소위 운동권 세력, 이 세대들을 좀 물리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민주당 일각에서 한 장관 탄핵을 주장하는 데 대해 “셀럽을 뛰어넘어 히어로(영웅)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줄 우려가 있다”며 “한동훈 개인으로 봐서는 아주 좋은 일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여당 당 대표 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 차출론’과 더불어 이미 한 차례 불거진 바 있는 한 장관의 총선 차출론이 이번에 또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현재 당 상황으로는 내년 4월 총선의 확실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지난 8일 여당의 새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역컨벤션 효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권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는 데 대한 우려도 작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 장관 등판론에 불을 지피는 이들은 최근 헌재의 ‘검수완박’ 법률 유효 결정을 계기로, 한 장관이 ‘검수원복'(검찰 수사권 원상 복구)과 사법부 개혁을 명분으로 내세워 총선 전면에 등장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펴기도 한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 장관은 정치인으로서 최고의 무기라 할 수 있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춘 만큼, 차기 총선에서 수도권 선거를 견인하며 중도 외연 확장을 통해 승리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나온다.
한 장관은 국회 대정부 질문 등에서 야당 공세에 대응하면서 ‘정치적 체급’이 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여당 내에서 한 장관이 불과 1년 뒤 총선에 직접 출마할 가능성을 높지 않게 보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직전 정책위의장을 지낸 성일종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당에서 한 장관 차출이나 이런 걸 전혀 검토한 적이 없고, 아직도 총선이 많이 남아 있다”면서 “장관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데, 저는 그러한 추측성 보도는 틀린 이야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통화에서 “한 장관이 법무장관으로서 역할을 잘 수행해 왔지만 정치는 또 다른 영역”이라며 “한 장관이 ‘검찰 정권’의 상징적 인물인데, 중도나 젊은 층 지지세를 끌어낼 동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장관 지지층은 현 여권 지지층과 대체로 겹친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한 장관 본인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총선 등판론에 재차 선을 그었다.
그는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 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여권 내에서 제기되는 ‘총선 역할론’에 대해 “지금 보다시피 법무부 장관 (자리)에서 할 일이 굉장히 많다”며 “저와 무관한 일이고 저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