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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온 착각이 가장 위험하다, ‘예년대로’가 지켜내는 한반도 안보

[사설] 평온 착각이 가장 위험하다, ‘예년대로’가 지켜내는 한반도 안보
육군 제7공병여단이 2025년 UFS/TIGER의 일환으로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경기도 여주 남한강 일대에서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을 실시했다.사진은 완성된 연합부교를 이용하여 한미 연합군의 기계화부대가 도하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육군)

2026년 1월 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발적 사건으로 보기 어렵다. 발사 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 일정과 정확히 겹쳤고, 국제사회는 이를 외교 국면을 겨냥한 군사적 메시지로 해석했다. 외교의 무대가 열릴 때마다 긴장을 끌어올리는 북한의 패턴은 반복돼 왔지만, 그 계산법은 점점 더 정교하고 노골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할 대목은 대한민국 국방부의 입장이다. 국방부 장관은 올해 예정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일정과 규모 모두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외교 일정과 무관하게 대비 태세의 연속성을 유지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다. 이는 단순한 군사 훈련 공지가 아니라, 한반도 안보를 바라보는 정부의 기준선이 어디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주는 메시지다.

북한은 외교가 활발해질수록 군사적 존재감을 동시에 과시해 왔다. 지난해 10월, 대한민국의 APEC 정상회의 개최 시기에 미사일을 발사한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일부 해외 언론은 북한이 국제행사의 시간표를 면밀히 분석해 도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교 국면에서 한 발 물러서는 대신, 불안정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산이다.

이처럼 외교와 군사를 동시에 활용하는 북한의 전략 앞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요즘은 비교적 잠잠하다’는 안이한 평가다. 대규모 충돌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안보 환경을 안정 국면으로 오인하는 순간, 대응의 기준은 흐려진다. 북한은 도발을 멈춘 것이 아니라, 강도와 형식을 조절하며 외교 일정과 연동시키는 방식으로 위협을 구조화하고 있다.

거안사위(居安思危). 이 성어는 중국 고전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등장한다. ‘편안한 때에 위태로움을 생각하고, 안정 속에서 혼란을 대비하라’는 뜻으로, 고대 중국에서 군주와 국가 운영의 기본 원칙으로 강조돼 온 경구다. 외형적 평온에 안주하는 순간, 위기는 가장 방심한 틈을 파고든다는 통치 철학의 요체가 담겨 있다.

지금의 한반도 안보 환경은 이 교훈을 그대로 요구한다. 북한은 평온한 국면 자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 외교의 시간표와 군사 행동을 맞물려 긴장을 환기시킨다. 이는 한반도 안보가 단순히 군사 영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외교 일정과 국제 환경 전반과 긴밀히 얽혀 있음을 보여준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훈련을 예년대로 유지한다는 원칙은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외교 국면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대비의 기준선을 분명히 하겠다는 선언이다. 대비 태세는 위기를 부르는 행위가 아니라, 위기를 예방하고 오판을 차단하는 조건이다. 외교가 진행된다고 해서 대비를 완화하는 것은 평화의 신호가 아니라, 상대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위험이 크다.

따라서 한·미 연합방위 태세는 외교의 부속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 외교는 외교대로, 안보는 안보대로 병행돼야 하며, 그 기준은 상황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예년대로 진행되는 연합 군사훈련은 바로 그 일관성을 상징한다. 이는 상대를 자극하기 위한 선택이 아니라, 상대의 계산을 어렵게 만드는 억제의 언어다.

한반도의 평화는 선언이나 기대감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외교의 시간에도 안보는 멈추지 않아야 하며, 조용해 보일수록 더 촘촘한 점검이 필요하다. 대통령의 방중, 국제 정상회의, 다자 외교의 장이 열릴 때마다 반복되는 북한의 도발은 이를 분명히 말해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도 과잉 대응도 아니다. 평온 착각을 경계하며 예년대로의 대비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는 것, 그것이 거안사위가 오늘의 한반도에 던지는 가장 현실적인 해답이다. 이 기본을 놓치는 순간, 한반도 안보는 다시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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