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DMZ의 평화적 이용에 관한 법률(DMZ법)’이 국제 정전체제를 정면으로 부정한 무리한 입법 시도였음이 유엔군사령부의 공식 반대 성명을 통해 드러났다. 민주당이 주장해온 “비군사적 목적의 DMZ 출입은 한국 정부 권한”이라는 논리가 사실상 국제법과 정전협정 어디에도 근거가 없다는 점이 명확해진 셈이다.
유엔군사령부는 17일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하고 “군사분계선 남측 DMZ 지역의 출입 통제와 민사 행정 권한은 정전협정에 따라 전적으로 유엔군사령관의 책임”이라고 못 박았다. 한국 정치권, 특히 민주당의 입법 움직임을 직접 겨냥한 공개 반박으로, 외교·안보 현안에서 사실상 ‘경고장’을 날린 것이다.
유엔사는 정전협정 제1조 9항을 근거로 “군사정전위원회의 허가 없이는 어떠한 민간인도 DMZ에 출입할 수 없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DMZ법이 70년 넘게 유지돼 온 정전체제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평화적 이용’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정작 국제적 합의와 법적 틀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불가피해졌다.
그동안 민주당은 유엔사가 정부 인사의 DMZ 출입을 제한한 사례를 들어 “주권 침해”를 주장하며 법제화를 밀어붙여 왔다. 그러나 유엔사의 성명으로 DMZ 출입 통제권이 한국 정부의 고유 권한이라는 민주당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오히려 정전협정을 무시한 채 국내 정치 논리로 국제 안보 질서를 건드린 무책임한 접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유엔사가 한국 정치권의 입법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낸 것은 극히 드문 일이다. 이는 민주당의 DMZ법 추진이 단순한 국내 논쟁을 넘어, 한반도 정전체제와 한미 연합 안보 구조 자체를 흔들 수 있는 사안으로 인식됐음을 의미한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성명이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는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강한 문제의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해온 전작권 전환, DMZ 활용 구상 등 일련의 안보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경고가 누적돼 왔다는 것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김현종 국가안보실 1차장의 DMZ 출입 불허 사례를 공개하며 DMZ법의 필요성을 주장한 것 역시 결과적으로는 외교적 오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적 합의 구조를 무시한 채 법률로 해결하려 한 시도가 오히려 한국 정부의 입장을 궁지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의 DMZ법 추진은 ‘주권 수호’가 아니라, 정전체제에 대한 이해 부족과 안보 현실을 외면한 정치적 접근이었음이 이번 유엔사의 성명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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