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개발한 고속철도차량을 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 수출 성사시킨 대한민국이 더 큰 규모의 모로코 수출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박상우 장관이 지난 4일 직접 모로코를 찾아 한국형 철도차량의 수출 지원활동을 펼쳤다고 5일 밝혔다.
모로코 국영기업인 ONCF가 운영중인 철도망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를 거치며 프랑스의 철도 환경과 유사하다. 아프리카에선 유일하게 2018년 ‘알 보라크’라는 고속철도까지 개통시켰다. 프랑스 알스톰의 TGV 기반으로 구성되어 TGV로 고속철을 시작한 한국과 기본 시스템이 같다. 수도인 라바트와 탕헤르 지역, 카사블랑카 등을 연계한다.
모로코는 2015년 ‘모로코 철도 비젼 2040’을 공표하며 총 4,410km의 철도노선을 확충할 계획이다. 또한, 스페인, 포르투갈과 2030년 FIFA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는 모로코는 안정적인 승객 수송을 위해 5조원 규모의 철도차량 구매사업도 추진 중이다.
고속철만 최대 144칸을 구매하기로 해 42칸이 수출 성사된 우즈벡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모로코 고속철 차량 수출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프랑스 알스톰이 ‘알 보라크’의 기존 차량을 제작·납품했고 월드컵 공동 개최국인 스페인 탈고 등이 고속철도 차량을 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고속철 제작사인 중국중차(CRRC)도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입찰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 스페인 탈고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잇는 총 연장 448km의 고속철인 ‘하라마인 고속철도’에 차량 납품을 성사시킨 바 있으며 CRRC는 인도네시아에 수출을 완료했다.
박 장관은 모로코 인사들을 차례로 만나 한-모로코 간 철도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모로코의 고속철/전동차 구매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최근 우즈베키스탄 고속철 첫 수출 사례와 함께 우리 기업의 차량제작 기술력과 한국철도공사의 유지보수 노하우를 홍보했다.
압델잘릴 교통물류부 장관은 “모로코 철도사업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적극 환영한다”며 양국 간 기술교류가 보다 강화되기를 희망했다고 국토부가 전했다.
이에, 박 장관은 올해 9월 10일~11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글로벌인프라협력컨퍼런스(GICC)에 압델잘릴 장관을 초청해 모로코와 철도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박 장관은 “모로코를 비롯하여 UAE, 폴란드 등 해외 철도시장이 폭발적으로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형 철도차량 및 철도건설도 우리나라 대표 수출품인 반도체, 자동차와 같이 전 세계를 무대로 도전 중”이라며, “정부가 앞장서서 K-철도의 기술력을 전 세계에 홍보하고, 국가철도 공단, 한국철도공사, 민간기업과 긴밀히 협력하여 해외철도사업 수주가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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