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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은 글로벌, 윤리는 후진국?’ 한국오츠카제약, ‘성추행 본부장’ 빈축

한국오츠카제약, 최근 승진인사에 비난 여론

익명게시판 내 직원 불만 가득

 남성화장품 ‘우르오스’로 유명한 한국오츠카제약(대표이사 문성호)이 최근 인사에서 ‘성추행’ 전력의 팀장을 본부장으로 승진 발령해 물의를 빚고 있다. 공직사회는 물론 일반 기업에서도 성비위 관련해 가중처벌하는 추세에 역행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사업은 글로벌, 윤리는 후진국?’ 한국오츠카제약, ‘성추행 본부장’ 빈축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한국오츠카제약 본사

익명게시판 등 취재에 따르면 한국오츠카제약은 지난 연말 인사에서 A팀장을 사실상 임원급인 본부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내 성비위 사건으로 징계받은 인사 중 팀장으로 다시 직책 선임된 직원도 A본부장이 유일했다”며 “하물며 본부장 직위는 임원 승진코스로 불리는 핵심 요직이라 당시 징계에 관여한 직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A본부장은 지난 2010년 사내 회식에서 여직원을 강제 성추행해 직위 해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사측은 징계를 미루고 성추행 사실을 무마하려다 내부 반발에 부딪혀 뒤늦게 징계 및 타부서 전보 조치를 취했다. 이후 A본부장(당시 팀장)은 회사의 배려로 그룹 내 타 계열회사로 이동하여 근무하다 문성호 대표이사 취임 후 팀장으로 복귀하였다. 해당 여직원 B씨는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회사를 사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에서 한국오츠카제약 직원들은 “성비위 전력이 있는 인물을 요직인 임원급 본부장에 앉히는 모습은 정상적으로 회사 내에서 성실히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직원들에 대한 차별대우”라며 “회사가 내세우는 ‘상호 신뢰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발전적 기업문화’는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한국오츠카제약 ‘우르오스’ 스킨 워시 (자료=한국오츠카제약)

 한국오츠카제약은 전세계 매출이 15조7,000억원(2022년)에 달하는 일본 다국적제약사 오츠카제약이 지난 1982년 한국에 설립한 일본계 합자법인이다. 오츠카제약의 오리지널 약품 및 남성화장품 ‘우르오스’와 건강기능식품 ‘네이처 메이드’ 등을 한국 시장에서 생산 및 판매해, 2022년 기준 2,2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 2009년 제정되고 2019년 강화된 한국오츠카제약의 ‘윤리규범 실천지침’에는 “직무와 관련하여 공정성을 저해하거나 서로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는다”며 “직장 내 성희롱 및 폭력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17년에도 한국오츠카제약은 사내 인센티브 단체여행 중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도 무마를 시도한 바 있다. 당시 한국오츠카제약은 사내 고발이 이어지고 언론 보도까지 나온 뒤에야 뒤늦게 해당 직원에 대한 면직 및 감봉 조치를 내렸다.

취재 과정 중 한국오츠카제약은 “당사는 사내 규정 및 절차에 따라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히 대응하고 있다”며 “불합리한 조직 문화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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