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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3.5%로 3회 연속 동결…경기·금융 불안에 초점

l 4개월여간 3.5%…사실상 금리인상 종료, 하반기 인하 기대 커져 한미 금리 역전폭, 역대 최대 1.75%p 유지…환율·자금유출 압력 지속

기준금리 3.5%로 3회 연속 동결…경기·금융 불안에 초점

의사봉 두드리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서울=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열린 금통위는 6년 만에 준공된 한국은행 신축 본부에서 처음으로 진행됐다. 2023.5.25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지난 2월과 4월에 이어 25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묶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이 다소 줄어든 상태에서, 굳이 무리하게 금리를 더 올려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와 금융에 찬물을 끼얹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 차례 연속 동결로 1월 13일 이후 4개월 넘게 3.50% 기준금리가 유지되면서,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기의 최종금리를 3.50%로 보는 시각이 완전히 굳어지고 하반기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한은이 다시 동결을 결정한 데는 무엇보다 불안한 경기 상황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0.3%)은 민간소비 덕에 겨우 두 분기 연속 역성장을 피했고, 3월 경상수지도 국내기업 해외 현지법인의 배당에 기대 힘겹게 석 달 연속 적자를 모면했다.

하지만 통관기준 무역수지는 4월(-26억2천만달러)까지 여전히 14개월째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픽] 경제성장률 추이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3%로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1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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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조되는 금융시장의 위험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계속 금리 인상으로 압박하면, 취약한 저축은행이나 카드사(여신전문금융회사) 등에서부터 부실 문제가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금통위 회의에 앞서 일각에서는 역대 최대 수준(1.75%p)으로 벌어진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한은이 0.25%p 추가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있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하게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와 외국인 자금 유출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에, 한은으로서는 ‘추가 인상 없이 버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구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6월 기준금리(정책금리) 동결설에 갈수록 힘이 실리면서, ‘역전 폭 확대’에 대한 부담도 다소 줄었다.

금통위가 이날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하면서 미국과 격차는 1.75%P(한국 3.50%·미국 5.00∼5.25%)로 유지됐다.

[그래픽] 한미 기준금리 추이(서울=연합뉴스) 원형민 기자 = circle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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