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호선 김포연장의 목적은 김포한강2콤팩트시티와 골드라인 혼잡해소
– 영등포를 우회하는 5호선, 원당까지 우회하면 연장 의미 사라져
– 인천 주장 노선, 천문학적 혈세만 낭비한 ‘유령 노선’ 전락 위험 커
– 김포안 노선 사수는 뒷짐만 지던 김포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만회 기회

서울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사업이 기나긴 진통 끝에 예비타당성조사라는 큰 산을 넘었다. 전국 최고 수준의 혼잡도를 보이며 ‘지옥철’의 오명을 쓴 김포골드라인 사태를 지켜본 이들이라면, 이 소식에 안도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김포시민에겐 또 넘어야 할 산이 있다. 지자체 간 좁혀지지 않는 ‘노선 갈등’이라는 뇌관이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이 사업의 ‘본질’이 무엇이냐는 데 있다. 5호선 김포연장의 근본 목적은 명확하다. 다가올 ‘김포한강2콤팩트시티’의 입주에 대비한 선제적 광역교통망 구축, 그리고 현재 임계점을 넘은 김포골드라인의 수요 분산이다. 즉, 김포에서 서울 도심까지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대량의 인원을 수송할 수 있는지가 이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척도다.
그러나 현재 논의되는 양상을 보면 우려를 금할 수 없다. 사업이 가시화되자 인천시가 자사 구도심 경유를 강력히 주장하며 노선 확보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타협안으로 거론되는 이른바 ‘우회 노선’은 철도교통의 핵심 경쟁력인 ‘표정속도(정차 시간을 포함한 평균 운행 속도)’를 심각하게 훼손한다.
현재 김포시민들의 출근길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해 보자. 70번 버스 등을 이용해 김포공항역에 닿더라도, 5호선은 영등포와 신길 등 서울 서남부 부도심을 깊숙이 우회하여 광화문 등 도심으로 진입한다. 체감상 ‘완행열차’에 가깝다. 시간을 줄이고자 공항철도를 이용해 공덕역에서 5호선으로 환승해 보아도 단축되는 시간은 고작 6분 남짓에 불과하다.
이처럼 서울 구간 내에서도 이미 굴곡이 심한 5호선에, 인천 원당 등 구도심을 들렀다 가는 기형적인 선형(線形)이 추가된다면 어떻게 될까. ‘누가 그 열차를 타겠는가’라는 김포시민들의 반문은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교통 수요 예측의 뼈아픈 진실을 찌르고 있다. 통행 시간이 늘어난 광역철도는 자가용이나 직행버스 등 타 교통수단 대비 경쟁력을 상실하고, 결국 천문학적인 혈세만 낭비한 ‘유령 노선’으로 전락할 위험이 크다.
행정의 체급과 형평성 면에서도 인천시의 무리한 요구는 명분이 빈약하다. 광역자치단체인 인천시는 이미 독자적인 인천지하철 1·2호선을 운행 중이며, 도시철도망 구축 계획을 스스로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는 권한과 예산 구조를 갖추고 있다. 반면 김포시는 기초지자체로서 자체 재원만으로 중전철을 끌어오기 역부족인 상황에서 생존을 위한 인프라에 매달리고 있다. 광역시가 인근 기초지자체의 절박한 숙원 사업에 ‘수저를 얹는’ 모양새는 행정의 책임성 측면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지금 5호선 노선을 효율적으로 확정 짓지 못한다면, 향후 김포한강2콤팩트시티 입주 시 교통 대란은 현재의 골드라인 사태를 가볍게 뛰어넘을 것이다.
이제 공은 정치권으로 넘어갔다. 특히 이 지역 집권당 소속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한 어설픈 양비론이나 지역 간 타협에 숨어선 안 된다. 교통 인프라 구축의 대원칙인 ‘신속성’과 ‘효율성’을 기준으로, 5호선 연장 사업이 애초의 목적을 상실한 누더기 노선이 되지 않도록 냉철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다. 그것이 국가 교통망의 효율을 살리고, 매일 아침 길 위에서 전쟁을 치르는 시민들의 고통에 제대로 응답하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