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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쌤의 책방】 기억이 흐릿해진 시대, 역사라는 기초를 다시 묻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휴먼카인드 편집부 | 휴먼카인드북스

【봉쌤의 책방】 기억이 흐릿해진 시대, 역사라는 기초를 다시 묻다

‘안중근 의사(義士)는 성형외과 의사인가요?’, ‘야스쿠니신사(神社)는 야스쿠니에 사는 젠틀맨(Gentleman) 이라는 뜻인가요?’, ‘6•25는 언제 일어난 전쟁인가요?’

이런 말을 듣고 있으면,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우리 사회가 어떤 기억을 놓치고 살아왔는지부터 돌아보게 된다.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고, 무엇을 시험이 끝나면 잊어버려도 되는 지식으로 취급해 왔는지 생각하게 되기 때문이다.

휴먼카인드북스에서 펴낸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사의 흐름을 500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놓았다. 제목만 보면 다소 무거울 것 같지만, 막상 책장을 넘겨 보면 구성은 단순하다. 한 페이지에 하나의 키워드가 담겨 있어 부담 없이 읽힌다. 짧은 글이지만, 이어 읽다 보면 시대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학창시절을 기억해보면 역사 과목을 싫어했다기보다, 그냥 멀게 느꼈다. 입시에서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과목들에 밀려 늘 뒤쪽에 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시험이 끝나면 교과서도 노트도 정리되고, 그 뒤로는 다시 펼칠 일이 거의 없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면, 사건의 순서나 인물의 이름조차 흐릿해진다.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는 이상, 기억은 금세 사라진다.

이 책은 그런 상황에서 거창한 해석을 내세우지 않는다. 대신 기본부터 다시 짚어 보자고 말한다. 가장 중요한 500개의 키워드를 통해 역사의 뼈대를 세우는 방식이다.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정리서가 되고, 일반 독자에게는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교양서가 된다. 설명은 짧지만, 사건과 사건 사이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점이 눈에 띈다.

책 소개 글에 이런 문장이 있다.
“바른 역사상식을 통해 미래에 대한 올바른 길을 제시해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다소 교과서적인 표현이지만, 요즘 현실을 생각하면 쉽게 흘려듣기 어려운 말이기도 하다.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를 비춰보는 기준이 된다. 과거의 실패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비슷한 상황에서 또 같은 선택을 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진다. 그래서 역사는 늘 현재와 이어져 있다.

우리는 종종 역사를 시험 과목 정도로만 여긴다. 시험이 끝나면 책을 덮고, 기억도 함께 접어 두는 식이다. 하지만 그렇게 잊힌 역사 속에는 수많은 선택과 그 결과가 남아 있다. 그 기억을 놓치는 순간, 같은 길을 다시 걷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거창한 담론을 펼치기보다, 기본으로 돌아가 보자고 조용히 말한다. 고조선에서 시작해 삼국과 고려, 조선을 지나 대한제국의 몰락과 일제강점기, 그리고 현대사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차근차근 짚는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도 그 긴 역사 위에 놓여 있음을 새삼 느끼게 된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를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다. 생각해 보면, 그것만으로도 역사를 다시 펼칠 이유는 충분하다.

어쩌면 거창한 논쟁보다 이런 질문 하나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안중근이 누구인지, 6·25가 언제 일어났는지, 우리는 망설임 없이 답할 수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잠시라도 말문이 막힌다면, 지금이야말로 다시 역사책을 펼칠 때다. 기억하지 않는 사회에 미래는 없다.

top_tier_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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