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동계올림픽’이 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와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개막한다. 개막이 코앞인데도 분위기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하다. 예전 같으면 메달 전망이니 유망주 이야기니 하며 방송과 신문이 연일 떠들썩했을 것이다. 거리에서도, 포털에서도, 올림픽 이야기를 찾기가 어렵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그런 기색이 거의 없다. 시작을 하루 앞둔 대회치고는 체감 온도가 낮다.
관심이 줄었다고만 말하기에는 설명이 잘 되지 않는다. 구조가 바뀐 것이 더 큰 이유로 보인다. 이번 올림픽 중계권은 종합편성채널 JTBC가 장기 계약으로 확보했다. 2032년까지 이어지는 패키지다. 올림픽을 지상파가 아닌 곳에서 단독 중계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그동안은 KBS·MBC·SBS가 함께 중계해 왔다. 채널을 돌리면 어디서든 경기를 볼 수 있었고, 뉴스와 예능에서도 올림픽 이야기가 이어졌다. 특별히 찾아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눈에 들어오는 행사였다.
지금은 그런 환경이 아니다. 지상파는 본대회 중계를 하지 못한다. 사전 분위기를 띄울 여지도 예전만 못하다. 노출 창구가 줄어들면 관심도 줄어드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조용한 올림픽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은 이유다.
다만 중계권 문제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평창 올림픽이 벌써 8년 전이다. 그때의 열기가 계속 이어지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수 있다. 유럽 개최라 시차도 있다. 새벽 경기들이 많을 것이다. 경제 상황도 녹록지 않다. 정치 뉴스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진다. 이런 조건에서 올림픽이 예전처럼 화제가 되길 바라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미디어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온 가족이 거실 TV 앞에 모여 같은 경기를 봤다. 지금은 각자 휴대전화로 본다. 하이라이트만 찾아보기도 한다. 유튜브 클립 하나 보고 끝내는 경우도 많다. 올림픽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소비 방식이 작동하는 시대도 아니다.
그래도 지금의 조용함은 어딘가 낯설다. 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이벤트가 아니었다. 금메달 장면이 나오면 온 집안이 들썩이고, 다음 날 학교와 직장에서 그 이야기를 했다. 그런 기억이 쌓여 올림픽이라는 공통 경험이 만들어졌다.
이번 상황을 두고 떠올릴 만한 말이 있다. 다욕지패(多欲之敗). 『한비자』에 나오는 표현이다. 욕심이 많으면 결국 패한다는 뜻이다. 잠깐의 이익을 좇다 판을 그르치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중계권 시장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이미 거대한 산업이 됐고, 그 안에서 경쟁과 계산이 오가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그 결과가 올림픽 전체의 관심을 떨어뜨리는 방향이라면 한 번쯤 짚어볼 필요는 있다.
올림픽은 특정 채널의 프로그램이라기보다, 모두가 함께 보는 행사에 가까웠다. 그 성격이 약해졌다면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계권 구조든, 미디어 환경이든, 시청 방식의 변화든 여러 요인이 겹쳐 나타난 결과일지 모른다. 이번 대회가 유난히 조용하게 지나간다면 그 흐름은 더 분명해질 것이다.
올림픽이 예전처럼 온 국민이 동시에 지켜보는 행사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의미까지 같이 옅어질 필요는 없다. 어떤 방식이든 더 많은 사람이 접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그래서다. 이번 올림픽의 조용한 출발이 단순한 우연인지, 아니면 구조가 바뀐 신호인지는 대회가 끝난 뒤에야 분명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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