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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은 줄 때 받아라”…민주, 11개 상임위원장 꿀꺽

민주,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 핵심 자리 독식

반쪽 회의서 표결·개표·신임 위원장 인사까지

국힘, 본회의 불참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여야 합의 없이 모두 차지했다.

민주당은 10일 저녁 본회의에서 상임위 18개 중 11개 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11개 중에는 국민의힘이 요구한 법사위·운영위·과방위원장 자리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국힘은 줄 때 받아라”…민주, 11개 상임위원장 꿀꺽
10일 국회 본회의장에 국민의힘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있는 가운데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이 상정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압도적 과반을 점유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가 야기한 수적 열세를 절감하며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국민의힘은 회의장 밖 로텐더홀에 모여 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을 규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막판까지 협상을 시도하며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원 구성의 쟁점인 법사위·운영위·과방위원장 배분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당은 3개 위원장직을 두고 한 개도 내줄 수 없다는 각오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추경호·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오후 4시 20분부터 80분간 한 차례 회동한 데 이어 오후 7시 40분 다시 만나 30분 정도 추가 협상을 벌였다.

이에 앞서 추 원내대표는 오후 2시 25분께 우 의장을 찾아가 별도로 면담했다. 우 의장의 ‘친정’인 민주당을 상대로 막판 중재를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영세 나경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도 개별 면담 행렬에 동참해 우 의장의 결단을 압박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를 뚫고 의장실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 의장도 표면상 여야 간 합의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 의장은 애초 오후 2시에 개의하려던 본회의를 5시, 8시로 두 차례 연기하며 협상 시간을 연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마지막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고심 끝에 법사위를 우리 국민의힘에 준다면 운영·과방위를 포기하고 민주당에 줄 수 있다는 중재안을 제시했는데 의원총회에 다녀와서는 단칼에 거부했다”며 파행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우 의장을 향해서도 “민주당 대변인처럼 일관되게 편을 들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운영위를 양보한다고 해도 법사위는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의원총회의 분위기가 있었고 이에 본회의 표결을 강행 했다.

우 의장은 본회의 인사말을 통해 “국회의장으로서는 원 구성을 마냥 미룰 수 없었다. 민생이 절박하다”면서 “여당 소속 의원 불참 속에 본회의 연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본회의장에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무소속 등 191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오후 9시쯤 시작된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은 약 1시간 반 만에 마무리됐다. 야당 의원들만 참여한 가운데 11명의 민주당 소속 위원장이 선출되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으로 강성을 전진 배치시켰다. 운영위원장은 박찬대 의원, 법사위원장엔 정청래 의원, 과방위원장에 최민희 의원 등 친명 중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의원들이 뽑혔다.

한편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청래 최고위원은 11일 “7개 상임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좀 화를 누그러뜨리고, 줄 때 받기 바란다”며 타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11대7이 총선 의석 수 비율대로 가는 것이다. 7개를 드릴 테니 가져가시라”며 “언제까지 일을 안 할 순 없다. 이번 주 내에 처리할 생각”이란 말로 국민의힘이 민주당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18개 상임위 전체를 차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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