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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절치부심 아일랜드 소고기, 한국 시장 진출 발표

광우병 이슈로 2000년 수입 금지 후 재진출

천혜의 기후로 유럽 국가 중 방목 기간 가장 길어

중소 규모 목장 다수로 다양한 소고기 비육 가능

아일랜드의 찰리 맥코날로그 농식품해양부 장관과 마틴 헤이든 신시장개발부 국무 장관이 10일 아일랜드 소고기의 한국 시장 진출을 공식 발표했다.

맥코날로그 장관은 “아일랜드와 매우 탄탄한 상호 무역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의 소고기 시장에 진출한다는 기쁜 소식을 전한다”며 “아일랜드 소고기 수출 기업들이 한국 바이어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해 수준 높은 한국 시장에 입지를 넓힐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과 기회의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짐 오툴 아일랜드 식품청 최고경영자는 한국 시장 개방을 환영하며 “경쟁이 치열한 한국 시장에서는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력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아일랜드 식품청과 아일랜드 소고기 업계는 이미 한국 수입업체 및 잠재 고객과 유대 관계를 형성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 소비자 여러분께 아일랜드 목초사육 소고기의 맛을 보여드릴 기회가 생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23년 절치부심 아일랜드 소고기, 한국 시장 진출 발표
아일랜드 초원에서 목초를 뜯고 있는 비육우 (사진=Unsplash)

한국은 아시아에서 1인당 육류 소비량이 가장 높은 국가로, 1인당 53.2kg(뼈 없는 정육 소매 중량)을 소비하며, 그중 소고기의 비중이 11.4kg에 달한다. 그러나 소고기 자급률은 35%에 불과해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일랜드의 푸른 목초지는 최상의 소고기를 생산하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손 꼽힌다. 일년 내내 온화한 기후를 가지며 풍부한 강수량으로 드넓은 초원이 형성되고 이런 천혜의 자연환경은 축산업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1등 공신이다.

아일랜드의 농장은 주변 80% 이상이 초원지대를 이루고 있어 목초가 풍성하다. 이 때문에 아일랜드 소고기는 주로 자연 방목과 목초 사육을 기반으로 생산된다. 자연 속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를 보는 것은 아일랜드 목장 지대의 일상적인 풍경이다. 또한 아일랜드는 방목에 최적화된 기후로 인해 유럽에서 가장 긴 방목기를 갖고 있다.

그럼에도 아일랜드산 소고기가 국내에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작년 12월 국회 본회의에서 ‘프랑스·아일랜드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안’이 통과된 덕분이다. 지난 2000년 소해면상뇌증(광우병) 발병에 따라 정부가 유럽산 소고기 수입을 전면 중단한 이후 23년 만이다.

2023년 10월 정부 무역사절단으로 육류 시장에 방문한 찰리 맥코날로그 아일랜드 농식품해양부 장관 (사진제공=보드비아 아일랜드 식품청)

아일랜드 식품청의 한국 담당 조 무어 매니저에 따르면 아일랜드 식품청은 재개될 소고기 수출에 대비해 오래 전부터 한국에서 아일랜드산 소고기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왔다. 두 차례에 걸친 EU 공동 자금 지원 캠페인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한국에서 식품박람회와 세미나 등의 캠페인 활동을 펼치면서 주요 수입업체, 유통업체, 바이어에게 다가갔다.

현재 아일랜드 식품청에서는 유럽연합과의 공동 기금으로 ‘아일랜드의 자연에서 온 유럽 소고기와 양고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아일랜드 소고기와 양고기를 널리 알린다는 목표 아래 진행되는 이 캠페인이 집중하는 국가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이다.

다만 유럽산 소고기가 한국 시장에서 미국, 호주산을 누를 수 있을지는 지켜 볼 일이다. 한국인의 입맛이 마블링이 많은 한우와 미국산 소고기에 익숙해져 있어 마블링이 적은 유럽산은 단단한 식감으로 느낄 수 있다. 소를 사육하며 곡물을 급여하는 한국·미국과 달리 유럽산은 목초 위주로 키우다보니 나타난 차이다. 목초를 먹여 키우면 식감이 단단하지만 반면에 맛이 깊고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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