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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클레르 입고 경찰 출석한 김호중, 취재진 피한다고 6시간 버텨

음주운전 시인한 김호중, 21일 경찰서 출석

조사는 3시간만에 끝났지만 취재진 피하려 6시간 귀가 거부

경찰, 메모리카드 파기 등 증거인멸 수사중

음주운전 및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김호중은 경찰서 입구에 가득한 취재진을 피해 지하주차장으로 경찰서에 출석했다. 이에 김씨를 기다리던 취재진들은 이미 김호중이 조사실에 들어간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 한바탕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몽클레르 입고 경찰 출석한 김호중, 취재진 피한다고 6시간 버텨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쯤 김씨를 불러 사고 당일 김씨가 마신 술의 양과 술을 마시고 차를 몰게 된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또 그간 조사 과정에서의 진술과 모순된 점이 없는지도 세세하게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음주운전 여부에 대해 부인하던 김호중은 사건이 발생한지 10일이 흐른 지난 19일에서야 음주운전을 인정했다.

김호중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후 4시 50분쯤 마무리됐으나 김씨는 약 6시간 동안 “취재진 앞에 서고 싶지 않다”며 귀가를 거부했다.

결국 오후 10시 40분쯤 왼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모습을 드러낸 김씨는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조사 잘 받았고 남은 조사가 있으면 성실히 받겠다”라며 “죄송하다”고 말했다.

가득 모인 취재진의 거듭 이어진 질문 공세에도 김호중은 더 이상 대답하지 않고 황급히 준비된 차량에 올랐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김호중은 명품 브랜드인 몽클레르 바람막이 점퍼를 입고 등장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김호중이 입은 것은 몽클레르사의 바라니(Bharani) 봄버 점퍼로 가격대는 약 150만원 내외인 것으로 파악된다.

김호중의 변호인인 조남관 변호사는 “음주운전을 포함해 사실 관계를 인정했고, 마신 술의 종류와 양도 구체적으로 (경찰에) 말씀 드렸다”고 설명했다. 취재진 추가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게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조 변호사는 “그동안 한순간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뒤늦게라도 시인하고 국민들한테 용서를 구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노여움을 풀어주시고, 변호인으로서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조 변호사는 김씨가 뒤늦게 범행을 인정한 데 대해서는 “양심에 기초해 더이상 거짓으로 국민을 화나게 해선 안된다는 마음이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출석을 앞두고 강남서 출입문 앞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으나 김씨가 취재진을 피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가면서 특혜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비공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축 경찰서는 설계 때부터 피의자가 지하로 출석할 수 있도록 한다. 경찰이 피의자 관련 특혜를 줬다거나 피의자 본인이 특별히 요청을 한 것은 아니고 공보 규칙에 맞게 평소 하던 대로 절차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조 변호사는 “경찰청 공보규칙상 경찰관서의 장은 피의자 출석 조사에 있어 사진 촬영 등을 허용해서는 안 되고 보호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유명 가수이고 사회적 공인인 관계로 국민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고개를 숙이는 게 마땅하나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점을 널리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음주 의혹을 강력 부인하던 김씨는 이틀 전인 지난 19일 밤 돌연 입장을 바꿔 혐의를 시인하고 며칠 안에 경찰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경찰의 조사로 음주를 했다는 구체적인 물증이 확보된 가운데 거듭된 부인은 구속 수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이 21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조사를 마친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은 이날 김씨의 진술과 현재까지 확보한 증거 등을 토대로 위드마크(Widmark·마신 술의 종류와 체중 등을 계산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유추하는 것) 공식을 활용, 음주운전 혐의 적용 여부를 따질 방침이다.

경찰은 사고 후 매니저가 경찰에 허위 진술하고 소속사 측에서 김씨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은폐 시도가 이뤄졌는지 여부도 수사 중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김호중이 개입했는지 여부도 가릴 방침이다.

경찰은 김씨가 사고 전후 이용한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등)로 조사받고 있다.

김씨는 사고 뒤 현장을 이탈해 경기도 구리시의 한 호텔로 갔다가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출석한 김호중을 상대로 음주 측정을 했지만 음성으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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