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연장 1회전 기적 같은 어프로치가 우승 원동력
만 54세 생일을 맞은 최경주가 기적과도 같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경주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우며 정상에 올랐다.
최경주는 19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 골프클럽 동·서 코스(파71)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3타를 잃어 합계 3언더파 281타로 박상현과 동타를 이룬 뒤 2차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죽음의 레이스 끝에 승리했다.
상금 2억6천만원을 받은 최경주는 2005년 KT&G 매경오픈에서 최상호(50세 4개월 25일)가 세웠던 KPGA 투어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새로 썼다. KPGA 투어에서 19년 만에 나온 50대 우승자이기도 하다.
최경주는 1970년 5월 19일생으로, 이날이 54번째 생일이었다. SK텔레콤 오픈에서만 네 번째 우승 트로피를 수집한 최경주는 KPGA 투어 통산 승수도 17승으로 늘렸다. 해외 투어 13승을 포함하면 통산 30번째 우승이다.
KPGA 투어에서 우승은 2012년 10월 CJ인비테이셔널 이후 11년 7개월 만이다.
연장전에서 먼저 위기에 빠진 것은 최경주였다.
1차 연장전에서 최경주가 우드를 사용해 띄워 올린 두 번째 샷은 그린 앞을 도사리고 있던 워터 해저드로 떨어졌다. 두 번째 샷을 친 최경주는 치자마자 실수를 깨닫고 탄식을 내뱉었다.
하지만 최경주의 공은 기적적으로 워터 해저드 내 한 사람이 겨우 스탠스를 잡을 수 있을만한 섬과 같은 러프 위에 안착했다.
그린 위 최적의 장소에 공을 떨어뜨리기 위해 10여 차례 스윙감을 잡은 최경주는 환상적인 어프로치 샷으로 핀 근처에 공을 안착시켰다. 유리한 구도를 이끌던 박상현은 버디 퍼트를 실패하고 파를 잡으면서 승부는 2차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같은 18번 홀에 핀 위치가 그린 중앙으로 옮겨진 가운데 다시 진행된 2차 연장전에선 박상현이 수세에 몰렸다.
최경주와 박상현 모두 두 번째 샷에서 그린 위에 공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최경주는 어프로치로 핀에서 불과 1m 거리에 공을 올려 놓았다. 반면 상대적으로 박상현은 먼 거리 퍼팅을 남긴 아쉬운 어프로치를 보여주었다.
이후 박상현은 중거리 퍼팅을 실패하고 보기로 홀을 마무리한 반면, 최경주는 차분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킴으로써 우승을 확정지었다.
5타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시작한 최경주는 7번 홀까지 2타를 잃고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에 박상현은 전반에 버디 3개를 잡아 2타차로 좁혀왔다.
9번 홀(파5)에서 3m 거리의 버디 퍼트로 분위기를 바꾼 최경주는 11번 홀(파4)에서는 10m가 넘는 거리에서 다시 버디 퍼트를 성공, 추격자들과의 격차를 4타로 벌렸다.
하지만 관록의 박상현은 끈질기게 최경주를 압박해갔다.
최경주가 12번 홀과 13번 홀(이상 파4) 그린에서 3퍼트로 연속 보기를 적어내는 동안 박상현은 15번 홀(파4) 버디로 1타차까지 따라붙었다. 1타 뒤진 채 18번 홀(파4)에 들어간 박상현은 회심의 두 번째 샷을 날렸지만, 공은 그린을 맞고 홀 뒤로 흐르는 바람에 더 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경기를 마쳤다.
최경주는 17번 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오른쪽 벙커에 빠뜨린 위기를 파로 막아냈다. 18번 홀(파4)에서도 두 번째 샷을 그린 뒤 벙커에 빠뜨린 뒤 보기를 적어내 연장전에 들어갔지만, 2차 연장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편 장종민, 이태훈, 김백준, 이승택이 합계 1언더파 283타를 쳐 공동 3위에 자리했다. 최경주와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한 장동규는 공동 11위(1오버파 285타), 김경태는 공동 13위(3오버파 287타)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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