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층 전기버스 40대 단계 투입…하루 수송력 1만8천여명 늘려
수요맞춤형 전세버스·DRT도 투입…서울 시내 광역버스 혼잡도 해소
양재역 복합환승센터 2030년 준공 추진
정부가 서울 출퇴근 인구가 많은 수원 등 경기 남부지역의 대중교통을 대폭 확충해 교통 편의를 높인다.
2층 전기버스 등의 광역버스를 늘리고, 출퇴근 전세버스와 급행버스, 광역 수요응답형 버스(DRT) 등을 도입한다. 또 경기도와 협의해 시간제 버스전용차로를 설치, 버스 운행 속도를 끌어올린다.
이를 통해 수도권에서 서울로 오가는 통행량 중 가장 많은 43%를 차지하는 남부 지역의 서울 출퇴근 시간을 최대 30분 줄인다는 구상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편의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 경기 인구 절반 넘게 몰린 남부에 광역버스 집중 확충
경기 남부는 2기 신도시 개발 등으로 경기도 전체 인구의 약 55.8%인 761만명이 집중된 곳이다. 철도 인프라가 있지만, 광역버스 이용자가 많다.
경기 남부 광역버스 이용자는 지난해 기준 하루 32만9천여명으로, 경기 북부·서부·동부를 합친 것(25만7천여명)보다 많다.
하지만 버스 공급은 부족해 만차율이 29.7%에 달한다.
국토부는 광역버스 공급 확대를 위해 올해 활용할 수 있는 71인승 2층 전기버스 50대 중 40대(80%)를 수원, 화성, 용인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2층 전기버스는 용인에 14대, 수원·화성에 각 10대, 안산에 3대, 시흥에 2대, 오산에 1대 투입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하루 광역버스 수송력을 1만8천401명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는 남부 지역에 5개 이내의 광역버스 노선 신설도 추진한다.
◇ 전세버스·광역 DRT로 ‘교통 사각지대’ 줄이고 연계교통 확대
대중교통 이용객 목적지 분석을 토대로 수요맞춤형 출퇴근 전세버스 등을 추가 투입한다.
전세버스는 출퇴근 시간 만차운행 비율이 높은 남부 지역 노선 32곳에 총 211회를 투입한다. 수도권 전체에 배차되는 전세버스 노선 257회 가운데 82%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 국토부는 오는 7월 관련 법령을 개정해 광역 DRT를 제도화해 공급 확대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교통 사각지대에 있거나 수원, 용인 등의 정규노선 신설이 곤란한 입주 초기 지역에는 광역 DRT를 운행 중이다.
지난 3월 개통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가운데 수요가 높은 동탄역을 중심으로 연계 교통도 확대한다.
동탄신도시 외곽 지역은 동탄역까지 이어지는 버스 노선이 없거나 배차간격이 길어 GTX-A 이용에 불편이 있는 만큼 7개 노선(출퇴근 시 각 3회 운행)을 추가 확충해 GTX-A 접근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GTX-A 일일 수요가 600명∼1천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국토부는 예측했다.
◇ 서울∼경기 남부 버스길 넓힌다…도심 광역버스 노선 분산·조정
버스가 원활히 달릴 수 있는 도로 여건도 조성한다.
국토부는 내년 하반기 경기 남부 지역∼사당·양재 간 주간선도로인 지방도 309호선 청계 IC에서 과천 IC까지 총 6.3㎞, 왕복 8차로 구간에 출퇴근 시간만 운영되는 ‘시간제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경기도와 협의 중인 전용차로 도입을 통해 사당·양재역 등으로 이동하는 수도권 남부 지역 총 27개 노선버스의 출퇴근 운행 시간이 최대 24분 단축될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경기도는 이와 별개로 2030년 이후 수도권 남부 지역 신도시 입주 계획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버스전용차로를 확대하고, 남부 지역과 서울을 연결하는 추가 도로 신설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국토부가 전했다.
국토부는 또 성남시에 구도심(남한산성)∼서울 복정역 구간(10.2㎞) 간선급행버스(BRT)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총 67개 노선버스의 운행시간이 최대 14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올해 내 성남 BRT 사업에 착공해 내년부터 단계적 개통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수원(1개), 용인(2개) 일반 광역버스 노선에는 주요 정류장만 정차하는 급행버스를 처음 도입한다. 기존 노선 대비 운행시간은 최대 30분 단축된다.
또 경기 남부 지역 광역버스 이용객의 긴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해 좌석 예약제 적용 노선을 37개에서 53개로, 횟수를 81회에서 118회로 늘린다.
버스 노선의 분산 및 조정으로 명동 등 서울 도심 내 광역버스 혼잡 문제도 해소한다.
명동 경유 광역버스 노선은 회차경로와 정류장을 조정해 혼잡 구간인 남대문세무서를 통과하는 광역버스를 시간당 143대에서 106대로 줄인다. 이를 통해 서울역부터 순천향대병원 구간의 운행 시간을 최대 8분 단축한다.
강남 경유 광역버스 노선의 경우 역방향 운행 및 가로변 전환을 통해 강남역 인근 중앙차로를 통과하는 광역버스를 시간당 198대에서 145대로 줄인다. 운행 시간(신사∼뱅뱅사거리)을 12분 단축할 계획이다.
◇ 양재역에 ‘경기 남부 교통허브’…평택 고덕지구 사업도 속도
국토부는 경기 남부와 서울을 잇는 핵심 거점인 양재역에 서초구청사 복합개발과 연계한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한다.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이 목표다.
지난 1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교통 분야 민생토론회에서 발표된 수도권 남부지역 집중투자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노선 갈등, 주민집단 민원 등으로 수년간 지연돼 온 ‘평택 고덕지구 집중투자사업'(총사업비 2천923억원)은 올해 하반기 착공된다.
이 사업을 통해 평택 고덕지구와 인근 주요 간선도로 간 운행 거리가 단축돼 고덕지구 입주민의 교통편의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화성 태안3, 안산 장상, 오산 세교2 등 경기 남부 개발지구 3곳의 핵심 광역교통시설 5개 사업은 연내 발주·착공한다.
강희업 대광위원장은 “이번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편의 제고 방안을 통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남부 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출퇴근 교통환경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난 민생토론회 때 약속한 ‘수도권 전 지역 출·퇴근 30분 시대 실현’을 위해 북부권 및 동부권 교통대책 등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