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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평대군은 어떤 꽃과 나무를 키우며 감상했을까?’ 농촌진흥청, 고전 속 화훼 테마로 ‘귀공자의 비밀의 화원’ 전시회 개최

전주수목원에서 4월 30일~5월 12일 전시

안평대군이 남긴 시집 속 식물 38종 소개

조선 전기를 살았던 조상들은 어떤 꽃을 키우며 감상했을까?

세종대왕의 셋째아들 안평대군은 서예·시문·그림에 뛰어나 ‘삼절(三絶)’이라고 불린 당대 최고의 예술가였다. 특히 그는 아름다운 꽃에 대한 안목도 뛰어나 인왕산 기슭에 비해당(匪懈堂)이란 저택과 별장인 담담정(淡淡亭)에 다양한 식물을 키우며 감상하길 즐겼다.

‘안평대군은 어떤 꽃과 나무를 키우며 감상했을까?’ 농촌진흥청, 고전 속 화훼 테마로 ‘귀공자의 비밀의 화원’ 전시회 개최
안평대군 ‘비해당 48영’ 중 대표 꽃식물 (사진제공=농촌진흥청)

‘비해당’은 안평대군의 호다.

안평대군은 ‘비해당 48영’이란 시를 남겼는데 이는 저택의 아름다운 풍경 48가지를 자신이 먼저 노래하고 평소 친분이 있던 집현전 학자들을 초대해 구경시킨 뒤 청해 지은 것이다.

그가 아름다움을 묘사한 전체 풍경 중 38가지가 관상용 꽃식물에 관한 것이다. 梅窓素月(매창소월)은 ‘매화 피어난 창가의 밝은 달 매화’, 向日葵花(향일규화)는 ‘충신을 상징하는 해를 향하는 닥풀(규화, 葵花)’, 窓外芭蕉(창외파초)는 ‘여름철 시원한 빗소리의 정취를 느끼게 해주는 창밖의 파초’ 등 그의 정원을 꾸민 화초들을 노래했다.

한문학자와 전통 조경학자들은 이 시를 당시 화훼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여겨 활발히 연구해 왔다.

농촌진흥청은 한국도로공사 전주수목원과 함께 수목원 안 솔내원에서 4월 30일부터 5월 12일까지 ‘비해당 48영’에서 영감을 받은 ‘귀공자의 비밀의 화원’ 전시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비해당 48영’에 등장하는 영산홍, 옥잠화, 원추리 등 꽃식물 38종을 식물과 함께 관련 시, 설명문, 사진으로 꾸민다.

농촌진흥청은 이번 전시를 통해 화훼원예학적 관점에서 우리 고전 속 꽃식물의 가치를 소개하고 화훼 문화사를 통해 주제가 있는 화원 조성의 가능성을 엿볼 계획이다.

안평대군 ‘비해당 48영’ 중 대표 꽃식물 (사진제공=농촌진흥청)

특히 고전 번역 과정에서 뚜렷하게 구분하지 못했던 철쭉류 ‘일본철쭉(日本躑躅)’과 ‘영산홍(暎山紅)’, 배롱나무류 ‘자미(紫薇)’와 ‘백일홍(百日紅)’, 동백나무류 ‘동백(冬柏)’과 ‘산다(山茶)’, 장미류 ‘장미(薔薇)’와 ‘사계화(四季花)’의 차이를 실물과 함께 알기 쉬운 설명문으로 소개한다.

또, 번역 과정의 혼란으로 해당화, 해바라기, 오래된 소나무, 금잔화, 오동나무로 오해를 부른 ‘해당꽃나무(海棠, 해당)’, ‘닥풀(葵花, 규화)’, ‘향나무(萬年松, 만년송)’, ‘펜타페테스(金錢花, 금전화)’, ‘벽오동(梧桐葉, 오동엽)’의 특징과 매력도 알릴 예정이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조선 후기 ‘꽃백과사전(임원경제지 예원지 화원)’에 이어 두 번째로 이번 전시를 열고 내년에는 고려 시대 화원을 선보일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화훼과 이영란 과장은 “화훼문화사 속 이야기가 있는 화원은 관광자원으로써 경관 화훼의 가능성을 높게 하는 좋은 소재”라며 “옛 선현들의 꽃 기르기 문화를 널리 알림으로써 화훼 문화 정착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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