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의 잔디광장 [촬영 이율립]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안정훈 이율립 기자 = “마스크 벗으니까 웃는 얼굴도 보이고 이게 진짜 대학생활이네요.”
18일 오후 봄철 축제가 열리는 대학 캠퍼스는 초여름 날씨에 가벼운 옷차림을 한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음식을 나눠먹는 등 코로나19 이전 캠퍼스 분위기를 완전히 되찾은 모습이었다.
지난 11일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endemic·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선언하면서 상당수 대학에서 4년 만에 마스크 없는 봄 축제가 한창이다.
서울 광진구 세종대 캠퍼스는 들뜬 표정의 학생들로 붐볐다. 게임 등 행사를 즐길 수 있는 단과대별 천막 부스와 바비큐 같은 먹거리를 파는 푸드트럭도 늘어섰다.
김현수(26) 세종대 총학생회장은 “대면 축제가 3년간 없었던 만큼 인수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운 점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만의 축제를 만들어보자’며 즐겁게 축제를 준비했다”고 전했다.
신입생 때 이후 오랜만에 대학 축제를 경험한다는 김민조(24)씨는 “예전엔 고학번들은 축제에 많이 오지 않았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축제를 못 즐겨본 3학년도 많이 참여했다”며 “4년 전보다 오히려 사람도 많고 캠퍼스가 되살아난 듯해 기쁘다”고 말했다.
18일 낮 서울 광진구 세종대 캠퍼스에 마련된 축제 천막 부스[촬영 이미령]
축제 이틀째를 맞은 서울 도봉구 덕성여대 잔디광장 영근터는 공연을 보기 위해 줄을 서거나 돗자리를 깔고 누워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
덕성여대는 지난해 5월에도 대면 축제를 열었지만 이렇게 마스크를 모두 벗고 하는 축제는 4년 만이다.
축제 스태프로 참여한 한수현(21)씨는 “이렇게 마스크를 벗고 활동하는 게 거의 처음이다 보니 학우들이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준비한 사람으로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돗자리에 앉아 부스에서 산 꼬치를 친구들과 먹고 있던 김지연(23)씨는 “이제야 대학 생활을 즐기는 것 같다. 너무 행복하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정수빈(21)씨는 “이제 3학년이라 내년까지만 축제를 즐길 수 있다는 게 아쉽다”며 “남은 시간 재밌게 놀고 갈 예정”이라고 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상명대에서 공연을 즐기는 학생들[촬영 안정훈]
서울 종로구 상명대도 축제를 즐기는 학생들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야외공연장에서는 대부분의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빈자리 없이 관객석을 채웠다.
신입생 경소희(19)씨는 “고등학교 3년 내내 코로나19 때문에 이런 행사를 즐겨보지 못했다. 음식을 먹으며 공연을 볼 수 있어 즐겁다”며 웃었다.
상명대 총학생회장 이진(23)씨는 “지난해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지켰지만 올해는 그런 규정을 만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작년보다 천막 10여동을 더 빌려 축제 규모를 키웠다고 전했다.
동국대는 23~25일, 경희대·서울여대·한양대는 24~26일, 국민대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봄 축제를 한다. 응원단 주최 축제인 연세대 ‘아카라카’가 20일, 고려대 ‘입실렌티’는 26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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