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News
  • 李 “빨갱이 될까 봐 노동신문 못 보게 하나”…대북 적대 완화 방침 공식화

李 “빨갱이 될까 봐 노동신문 못 보게 하나”…대북 적대 완화 방침 공식화

李 “빨갱이 될까 봐 노동신문 못 보게 하나”…대북 적대 완화 방침 공식화
이재명 대통령 (사진제공=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남북 간 적대 완화를 위한 선제적 조치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북한 매체 자료 공개까지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유화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대해 야당은 “사실상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것 아니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 업무보고에 앞서 “요즘 남북 관계를 보면 과거에는 원수인 척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진짜 원수가 돼 가는 느낌”이라며 “불필요한 강 대 강 정책으로 증오가 쌓였다”고 말했다.

이어 “1950년 전쟁 이후 군사분계선에서 대치해 왔지만, 북한이 전 분계선에 걸쳐 삼중 철책을 치고 도로와 다리를 끊고 옹벽까지 쌓은 건 처음”이라며 “북한이 남한의 북침을 걱정해 탱크가 넘어올까 봐 그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정략적 욕망 때문에 이렇게 된 측면이 있다”며 전 정부의 대북 강경 기조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 매체 공개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노동신문 같은 북한 자료를 공개하자고 하면 국민이 선전전에 넘어가 빨갱이가 될까 봐 그러느냐는 정치적 공격이 있을 것”이라며 “이런 걸 굳이 국정과제로 할 필요가 있느냐. 그냥 풀어놓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납북자·국군포로 송환 문제와 관련해선 “남북 대화가 있을 때도 반응이 거의 없던 사안”이라며 “지금은 대화 자체가 끊겨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언급했다. 이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현재로서는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비공개 업무보고에서는 정부의 독자 대북 제재인 ‘5·24 조치’ 해제 가능성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가 해당 조치가 사실상 사문화됐다며 재검토 필요성을 설명하자, 이 대통령은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국제사회 반응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제재를 하면서 대화를 할 수는 없다”며 독자 제재의 선제적 완화를 제안했다. 서울~베이징 고속철 구상, 북한 원산·갈마 관광지구를 활용한 ‘평화 관광’, 북한의 광물·희토류 수출 대금을 제3자 예치 계좌에 지급해 민생 물자 구매에 쓰도록 하는 ‘신평화 교역’ 방안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선제적이고 주도적으로 남북 간 적대가 완화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그 역할은 통일부가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비공개 회의에서는 제안된 방안들의 현실성과 실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질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외교·안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외교부·통일부·국방부가 함께 참여하는 ‘안보관계장관회의’ 추진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업무보고 이후 “통일부의 제안은 이상적인 측면이 있다”면서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변인을 자처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고, 주진우 의원은 “북한의 적대 행위를 대한민국 탓으로 돌리지 말라”고 말했다. 김재섭 의원은 “노동신문은 김일성 교시에 따라 만들어진 선전·선동 매체”라고 지적했다. 조정훈 의원도 “천안함 46용사와 목함지뢰로 중상을 입은 장병들 앞에서 할 수 있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top_tier_1@naver.com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