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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리천장을 깬 다카이치 총리, 상호주의로 여는 한일 협력의 새 지평

[사설] 유리천장을 깬 다카이치 총리, 상호주의로 여는 한일 협력의 새 지평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사진제공=공식홈페이지)

일본이 헌정 140년 만에 첫 여성 총리를 맞게 됐다.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다카이치 사나에는 남성 중심 정치의 견고한 벽을 깨고 일본 정치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여성 의원 비율이 15%에 불과한 일본 정치 현실 속에서, 비(非)세습 정치인으로서 10선 의원에 오른 그의 경력은 유리천장을 실질적으로 돌파한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다카이치의 부상은 일본 사회의 변화 욕구를 반영한다. 보수층의 확실한 기반 위에서, 그는 경제안보·기술자립·국방강화 등 정책적 전문성을 쌓아왔다. 단순히 ‘여성 정치인’이 아니라, ‘정책 중심형 리더’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그의 총리 등장은 일본 내 정치문화의 성숙을 보여준다. 다카이치 총리가 보수적 가치 위에 능력주의를 결합함으로써 여성 리더십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유리천장 돌파는 상징적 인사에 그치지 않는다. 여전히 일본 정치·경제 구조 전반에는 남성 중심적 관행과 불평등한 조직문화가 남아 있다. 다카이치 내각이 성평등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여성 인재의 사회 진출을 촉진하는 정책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때, 이번 변화는 역사적 전환점으로 완성될 것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자민당 총재 (사진제공=공식홈페이지)

정치적 함의는 일본 국내를 넘어 한일 관계에도 미친다. 다카이치는 자민당 내 대표적 보수 정치인이지만, 외교에서는 현실적 협력과 국익 우선의 노선을 견지해왔다. 한국 역시 감정의 진폭보다 실용적 협력의 관점에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할 시점이다. 양국은 과거사 문제를 둘러싼 반복된 대립의 굴레를 벗어나, 안보·기술·경제의 복합위기 시대에 공동의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한일은 글로벌 공급망, 반도체·에너지 안보, 해양질서 등에서 협력의 여지가 크다. 일본 내 첫 여성 총리의 등장은 단지 상징적 성취를 넘어, 동아시아 정치의 다양성과 포용성을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러한 흐름이 양국 간 신뢰 구축으로 이어진다면, 동북아 질서 안정과 경제적 번영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상호주의다. 한국이 변화하는 일본을 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일본 역시 한국의 민주적 역량과 경제적 동반자 가치를 재인식해야 한다. 일방적 요구나 감정적 대응이 아닌, 서로의 국익을 존중하는 실질적 협력의 틀을 구축할 때 비로소 미래지향적 관계가 가능하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등장은 일본 사회의 유리천장을 넘어, 한일 간 신뢰의 벽을 허무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상호주의에 입각한 협력과 상생의 외교가 그 뒤를 따른다면, 이번 변화는 일본의 내정사뿐 아니라 동북아의 질서에까지 의미 있는 진전을 가져올 것이다.

top_tier_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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