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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 풍운아 ‘면암 최익현’ 관복,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국가유산청은 1일 일본의 침략에 맞서 항일의병운동을 이끈 의병장 면암 최익현(崔益鉉, 1833~1907)의 의복인 단령과 머리에 썼던 사모, 허리띠인 삽금대, 호패, 목화(관복 착용 때 신는 신발) 등 총 5건의 유물을 국가민속문화유산 ‘면암 최익현 관복 일괄’로 지정 예고했다고 밝혔다.

조선 말 대표적인 유학자인 이항로의 문하에서 공부를 시작한 최익현은 철종 6년 과거에 급제해 등용된 후 왕권 강화를 위해 힘썼다. 이후 일본과 문호를 개방하는 협상이 진행되자 위정척사 운동의 선봉장으로 나서 反개화와 외세 척결 등을 주장했다.

최익현은 을사조약이 체결되자 전라북도 정읍에서 74세의 노구를 이끌며 의병을 일으켰고 남원에서 체포되었다. 그는 일본 쓰시마섬으로 유배되어 일본인이 주는 더러운 음식 따위에는 입에도 대지 않겠다며 단식 운동에 돌입해 쇠약해진 몸으로 풍토병에 걸려 약 1개월간 투병하다 74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이번에 지정 예고되는 5건의 관복 일괄은 19세기 후반기 복식 연구뿐 아니라 공예 기술과 재료 연구를 위한 실증적 자료로서 가치가 높다.

조선 말 풍운아 ‘면암 최익현’ 관복,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예고
면암 최익현이 당하관 시기 착용한 관복인 ‘단령’ (사진제공=국가유산청)

단령은 최익현이 당하관(堂下官)이던 시기(1855~1870)에 착용한 것으로, 조선 후기 전형적인 당하관용 흑단령(黑團領)의 형태와 제작 양식을 지니고 있다. 사모는 양쪽 뿔에 얇고 성근 평직 원단이 겹으로 씌워져 어른거리는 무늬가 생기는 것이 특징인 당상관(堂上官)용 관모로서, 최익현이 당상관의 관직을 받은 1870년 이후의 것이다. 대나무와 한지로 모자 틀을 만들고 양쪽 뿔의 테두리에 가늘게 쪼갠 대나무를 사용한 점 등 조선시대 사모 제작 기술과 기본 재료를 확인할 수 있는 유물이다.

면암 최익현이 착용한 관복용 허리띠인 ‘삽금대’. 기존에 사용된 대모(거북이 등껍질)가 아닌 당시 신소재인 합성재료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사진제공=국가유산청)

삽금대는 개항기 조선에 소개된 셀룰로오스 나이트레이트(cellulose nitrate)로 추정되는 신소재로 제작한 모조 대모(거북이 등껍질) 재질의 띠돈을 부착하여 제작한 것으로, 19세기 말 공예 기술의 변화 양상을 대변하는 유물로서 가치를 지닌다.

국가유산청은 이번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한 ‘면암 최익현 관복 일괄’ 5건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 중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유산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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