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법사위·운영위·과방위 등 핵심 자리 독식
반쪽 회의서 표결·개표·신임 위원장 인사까지
국힘, 본회의 불참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전반기 법제사법위원장과 운영위원장 자리를 여야 합의 없이 모두 차지했다.
민주당은 10일 저녁 본회의에서 상임위 18개 중 11개 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했다. 11개 중에는 국민의힘이 요구한 법사위·운영위·과방위원장 자리가 모두 포함되어 있어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하며 본회의에 불참했다.
하지만 압도적 과반을 점유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은 총선 참패가 야기한 수적 열세를 절감하며 본회의를 보이콧했다. 국민의힘은 회의장 밖 로텐더홀에 모여 민주당과 우원식 국회의장을 규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막판까지 협상을 시도하며 분주하게 움직였지만, 원 구성의 쟁점인 법사위·운영위·과방위원장 배분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양당은 3개 위원장직을 두고 한 개도 내줄 수 없다는 각오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의힘 추경호·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 주재로 오후 4시 20분부터 80분간 한 차례 회동한 데 이어 오후 7시 40분 다시 만나 30분 정도 추가 협상을 벌였다.
이에 앞서 추 원내대표는 오후 2시 25분께 우 의장을 찾아가 별도로 면담했다. 우 의장의 ‘친정’인 민주당을 상대로 막판 중재를 요청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영세 나경원 등 당내 중진 의원들도 개별 면담 행렬에 동참해 우 의장의 결단을 압박했다.
우 의장도 표면상 여야 간 합의를 독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 의장은 애초 오후 2시에 개의하려던 본회의를 5시, 8시로 두 차례 연기하며 협상 시간을 연장했다.
추 원내대표는 마지막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고심 끝에 법사위를 우리 국민의힘에 준다면 운영·과방위를 포기하고 민주당에 줄 수 있다는 중재안을 제시했는데 의원총회에 다녀와서는 단칼에 거부했다”며 파행의 책임이 민주당에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우 의장을 향해서도 “민주당 대변인처럼 일관되게 편을 들고 있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운영위를 양보한다고 해도 법사위는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의원총회의 분위기가 있었고 이에 본회의 표결을 강행 했다.
우 의장은 본회의 인사말을 통해 “국회의장으로서는 원 구성을 마냥 미룰 수 없었다. 민생이 절박하다”면서 “여당 소속 의원 불참 속에 본회의 연 것은 아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본회의장에는 민주당,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무소속 등 191명의 의원이 참석했다.
오후 9시쯤 시작된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은 약 1시간 반 만에 마무리됐다. 야당 의원들만 참여한 가운데 11명의 민주당 소속 위원장이 선출되었다.
민주당은 상임위원장으로 강성을 전진 배치시켰다. 운영위원장은 박찬대 의원, 법사위원장엔 정청래 의원, 과방위원장에 최민희 의원 등 친명 중에서도 강성으로 꼽히는 의원들이 뽑혔다.
한편 법사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청래 최고위원은 11일 “7개 상임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좀 화를 누그러뜨리고, 줄 때 받기 바란다”며 타협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정 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11대7이 총선 의석 수 비율대로 가는 것이다. 7개를 드릴 테니 가져가시라”며 “언제까지 일을 안 할 순 없다. 이번 주 내에 처리할 생각”이란 말로 국민의힘이 민주당 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18개 상임위 전체를 차지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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