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 국립수목원은 10일 미개척 산림생물군인 지의류 연구를 통해 최근 바위딱지지의과의 2개 신종을 학계에 보고하였다고 밝혔다.
지의류(地衣類)는 곰팡이와 조류(藻類)가 함께 사는 ‘공생체’로 생태계의 ‘생산자’ 역할뿐 아니라 토양생성과정에도 밀접하게 관여하고 있는 중요한 생물군이다. 이름 그대로 ‘땅 위에 옷’처럼 토양 위에 넓게 펼쳐져 있다. 외견상 이끼와 비슷하지만 이끼와는 달리 조류와 균류의 공생체이다.
지의류는 북극권 같은 한대기후나 사막 같이 가장 건조한 곳, 높은 산의 바위처럼 극단적인 환경에서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곳에선 자라는 속도가 느려 극지방의 지의류는 1㎠ 자라는 데 50년이 걸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환경 오염에 약하기 때문에 바이오 모니터링 지표로 활용되기도 한다. 흔히 ‘석이버섯’으로 알려진 ‘석이’가 가장 알려진 지의류의 일종이다.
국립수목원은 2010년부터 본격적인 지의류 연구를 시작하였으며 이번에 보고한 ‘바위딱지지의과’의 2개 신종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287종(신종 102, 미보고종 185)을 학계에 보고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이번에 새롭게 보고한 신종은 바위딱지지의과(Acarosporaceae)에 속하는 아카로스포라 백녹담엔시스(Acarospora beangnokdamensis)와 사르코진 제주엔시스(Sarcogyne jejuensis)이다. 학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들은 제주에서 채집이 된 종들이다.
바위딱지지의과의 종들은 이름처럼 나무가 아닌 바위에 붙어서 생장하기 때문에 채집이 어렵고, 형태적으로 큰 특징이 없어서 분류·동정에 어려움이 많다. 실제 채집되었던 2014년 당시, 미동정 상태로 국립수목원의 산림생물표본관에 수장되어 있었다.
한편 국립수목원의 지의류 연구진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석조문화유산의 지의류 다양성 연구’ 수행 중 수집된 표본과 산림생물표본관에 수장된 표본을 총 망라한 분류학적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번에 보고한 2개 신종을 발굴할 수 있었다.
임영석 국립수목원장은 “산림생태계의 다양한 생물들은 하나하나 모두 중요하나 지의류와 같은 미개척 생물군은 그동안 등한시되었던 게 사실”이라며 “국립수목원은 국내 유일한 지의류 전문연구기관으로 앞으로 관련 연구의 저변 확대에도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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