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특히 잘 사는 국가들이 모여 있는 곳이 스칸디나비아 반도이다. 스웨덴을 주축으로 노르웨이, 덴마크 등 우리나라 기준으론 작은 국가들이 모여 있다.
스웨덴 인구가 1059만 명, 덴마크가 590만 명, 노르웨이가 546만 명이니 모두 합쳐 봐야 대한민국의 5178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이들 국가 모두 세계 모든 국가들이 부러워할만큼 단단하면서도 부유한 삶을 영위하고 있으니 그 원동력이 궁금해질 수 밖에 없다.
2023년 기준 이들 국가의 1인당 GDP는 놀라운 수준이다.
노르웨이가 무려 9만4660달러(약 1억3천만원)으로 선두에 우뚝 서 있고, 덴마크가 6만8898달러(약 9천450만원), 스웨덴이 5만8529달러(약 8천만원)으로 뒤를 잇는다. 2023년 대한민국의 1인당 GDP는 3만4165달러(약 4천688만원)였다.
스웨덴이야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이케아와 H&M, 볼보, 사브를 위시해 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인 에릭손, 전자제품 메이커 일렉트로룩스 등 탑티어 기업들이 즐비하다. 또한 덴마크도 세계 최대 해운회사인 머스크, 레고, 맥주로 유명한 칼스버그 등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기업들이 있다.
하지만 막상 노르웨이하면 떠오르는 기업명은 드물다. 우리에겐 고등어와 연어만 떠오를 뿐이다.
실제 노르웨이는 북유럽에서 잘 살던 국가가 아니었다. 20세기 초까지 척박하고 추운 환경으로 인해 농사도 제대로 지을 수 없어 어업에 집중했던 국가다. 하지만 현재 특히 잘 사는 지역인 북유럽에서도 독보적인 부를 자랑하는 국가 노르웨이이며 그 원동력은 지난 1970년대부터 펑펑 쏟아져 나온 북해유전이다.
두바이유, 텍사스 중질유와 함께 세계 석유 가격의 기준으로 꼽히는 브렌트유가 바로 영국, 노르웨이 사이에 있는 북해에서 생산되는 석유를 뜻한다.
현재 북해의 석유 매장량은 대부분 영국과 노르웨이가 보유하고 있다. 노르웨이 지역엔 북해 석유 매장량의 54%, 가스 매장량의 45%가 묻여 있다고 추정된다. 미국 에너지관리청의 2021년 발표한 각국의 석유 매장량에 따르면 노르웨이의 석유 매장량은 약 81억 배럴로 추정된다. 사우디아라비아가 2586억 배럴, 이란이 2086억 배럴이니 비교할 순 없지만 81억 배럴만으로 노르웨이는 유럽의 주요 산유국 반열에 올라 있다.
지난 3일 정부의 놀라운 발표 대로 경북 포항시 영일만 앞바다에 매장량이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이고 이 중 4분의 1이 석유, 4분의 3이 가스라면 우리나라는 순식간에 세계적인 산유국이 된다. 만약 매장량이 140억 배럴에 달한다면 노르웨이를 뛰어 넘어 심해 석유로는 21세기 최대 개발로 평가 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을 훌쩍 뛰어 넘는다.
더군다나 산업통산자원부가 발표한 바와 같이 시추 성공률이 20%로 예상된다면 과거 북해유전을 개발할 성공확률을 3%라고 봤던 것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해외 유수의 석유 관련 기업들은 시추 성공률 12.5% 이상이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시추에 베팅을 한다고 전해진다.
현재 영일만 유전의 최대 매장량 기준 석유는 우리나라가 4년간 사용할 양이고 가스는 30년은 족히 사용할 양이라니 그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 유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의 5배인 2200조원에 달한다니 미래 세대에게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도 막대한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었다는 정부의 발표에 기대 반, 우려 반인 것 같다. 과거 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 영일만 유전 발견에 들떠있다 실망한 기억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희망이 더 큰지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3일 발표와 함께 1999년 상장 이래 첫 상한가(30% 상승)를 기록했다. 평상시 거래량도 하루 10만주 정도였는데 이날은 무려 1340만주나 거래되었다고 한다.
정부는 올 연말 석유공사 출자와 정부 지원으로 탐사 시추를 시작해 내년 상반기 결과를 확인한 뒤 본격적인 개발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보이지 않는 깊은 바닷 속을 1km 이상 뚫어야 하는 대 역사이며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발생할게 분명하다. 그저 묵묵히 기다리며 희망이 기쁜 확신으로 변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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