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며 진행 중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가 23일 오전 9시 30분 기준 21시간 49분을 넘겼다. 종전 최장 기록인 17시간 12분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국회 필리버스터 역사상 최장 기록은 계속 경신되고 있다.
장 대표는 전날 오전 11시 38분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자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섰다. 이후 밤샘 토론을 이어가며 다음 날 오전까지 발언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제1야당 대표가 직접 필리버스터에 나선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다. 장 대표는 이번 토론을 통해 ‘제1야당 대표 최초 필리버스터’와 ‘역대 최장 필리버스터’라는 두 기록을 동시에 세웠다. 최장 기록을 넘긴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기록을 깼다”는 발언과 함께 박수가 나오기도 했다.
장 대표의 장시간 발언은 국회 안팎 여론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밤 사이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국민의힘TV’ 구독자 수는 5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50만3000명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더불어민주당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는 46만9000명 수준이었다.
장 대표는 토론 내내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의 위헌성을 핵심 쟁점으로 제기하고 있다. 그는 “비상계엄 내란특별재판부는 이름을 무엇이라 부르든 반헌법적인 특별재판부”라며 “민주주의 국가, 법치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도 없고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법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는 분명하다. 내란몰이가 실패할 것이 두렵기 때문”이라며 “내란몰이가 정당하다면 특별재판부가 왜 필요한가”라고 반문했다. 다수당이 특정 사건을 위해 재판부를 별도로 구성하는 구조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침해한다는 주장이다.
판사 출신인 장 대표는 헌법과 자유,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고전과 현대 정치철학 서적을 잇따라 인용하며 논리를 전개했다. 성낙인의 『헌법학』,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 알렉시스 드 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의 『자유헌정론』, 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의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등 5권의 책을 연단에 올려두기도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장 대표의 필리버스터를 당 차원의 총력 대응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장 대표는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각오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전 의원총회를 열고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지도부가 우원식 국회의장을 직접 찾아 법안 상정 보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송 원내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 대표가 필리버스터 토론에 뛰어들었다”며 “체력적 부담이 느껴지지만 오로지 국민에게 이 악법의 부당함을 알리겠다는 일념으로 버텨내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내란특별재판부는 내란몰이 재판부”라며 “행정부와 국회가 재판부 구성에 개입하는 선례를 남기게 되고, 사법부 독립과 삼권분립 헌정 질서가 도미노처럼 붕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이 경과하는 시점에 맞춰 무제한 토론을 강제 종료하고 법안을 표결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장 대표의 발언은 이날 오전 11시 38분 전후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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