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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있는 반려견 개소주 만들어”…’동물은 훌륭하다’ 개 도살자 미화 논란

지난 23일 방송에 개 도살업자 출연
35년간 구포개시장에서 탕제원운영 -> 반려견 셀프목욕탕 개업

“주인 있는 반려견 개소주 만들어”…’동물은 훌륭하다’ 개 도살자 미화 논란
‘동물은 훌륭하다’ (사진제공=KBS)

‘동물은 훌륭하다’가 방송 2회 만에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1월 23일 방송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2회에서는 과거 탕제원을 운영하며 35년 동안 식육 개 장사를 해온 업자의 사연이 소개됐다. 방송을 통해 해당 업자가 현재 딸과 함께 애견목욕샵을 운영하고 있으며, 과거 고객이 훔쳐온 남의 개를 도살한 사건에 대한 죄책감을 느껴 목욕 봉사를 한다는 등의 내용이 전해졌다.

사건 당시 탕제원 주인 A씨는 빨간색 목줄을 하고 있어 유실견이란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 오선이를 훔친 이로부터 4만 원을 받고 오선이를 도살, 개소주로 만들어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에 출연한 A씨 부녀는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시청자 게시판에는 “어떻게 피해 견주의 동의 없이 식육 개장사를 해온 사연자를 미화시켜서 마치 가게 홍보를 하는 식의 방송을 할 수 있냐”며 방송 삭제를 요청하는 글이 잇따랐다.

유기동물 보호단체인 사단법인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26일 공식 홈페이지에 “KBS2 예능 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 방송 중 동물학대자를 미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음을 확인하고 공식적으로 항의 및 정정 방송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8월 KBS에서 동물을 주제로 하는 신규 예능 제작을 위한 자료 협조 요청을 받고, 방송 취지를 전달받았다. 해당 방송은 전문가와 함께 동물 관련 사건이나 이슈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동물 식용, 신종펫숍, 재난 피해 동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방송을 통해 동물권 향상을 위한 여론을 모으고 사회를 개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사육곰, 동물학대 등 단체에서 대응한 여러 사안에 대해 자료를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바른 반려문화를 형성하겠다던 방송에서 도리어 동물학대자를 옹호하고 미화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동물은 훌륭하다’ 2회는 집 잃은 반려견이 건강원에서 도살당한 사건을 주제로 한 방송에서 오직 가해자의 입장에서만 내용을 구성했다. 이로 인해 해당 방송에는 피해자의 목소리 대신 가해자의 변명과 포장만 담겼다”고 지적했다.

동물자유연대는 “사건 발생 7년이 지나도록 오선이의 비통한 죽음을 잊지 못한 반려인은 이 방송으로 인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다. 방송에 나와 ‘지난 35년의 시간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반려인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했던 도살업자는 정작 오선이 반려인에게는 단 한 번도 진심어린 사과를 건넨 적이 없다”고 했다.

계속해서 “A씨가 운영하던 업소는 당시 오선이를 살해하기 한 달 전 쯤에도 뜬장을 탈출한 개를 올무로 끌고 다니고 목을 조르다 도살해 적발되는 등 동물학대의 온상으로 악명높던 곳이다.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은 명백한 동물학대 사건을 다루면서도 피해자의 고통을 조명하는 대신 오히려 도살업자의 입장만을 대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애견목욕샵을 운영한다는 업자와 그의 딸이 등장해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등의 말을 하는 장면을 그대로 송출했고, 스튜디오에서 영상을 본 출연자들은 ‘마음의 짐을 갚아나가는 것 같다’는 등 도살업자를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분명한 동물학대 사건임에도 가해자의 편에서 그의 목소리를 대변한 것은 명백한 2차 가해로서 조속한 사과와 정정 방송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당시 방송에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오선이 학대 사건’이 다뤄졌다. 탕재원 주인 A씨는 2017년 집 잃은 반려견 오선이를 훔친 사람으로부터 4만원을 받고 오선이를 도살했다. 당시 오선이는 빨간색 목줄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누가 봐도 반려견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A씨는 보호자를 찾지 않고 도살해 ‘개소주’로 판매했다.

A 씨 부녀는 ‘동물은 훌륭하다’에서 현재 애견목욕샵을 운영 중이라고 밝히며 “주인이 있는 개인지 몰랐다”며 “속죄하는 마음으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해당 방송 후 논란이 일자 ‘동물은 훌륭하다’ 제작진은 VOD 다시 보기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보호자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오선이 (사진제공=오선이 견주 인스타그램 캡처)
보호자와 행복한 시간을 보내던 오선이 (사진제공=오선이 견주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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