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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30세 배소현, 3차 연장 혈투로 KLPGA 더헤븐 마스터즈 우승

만30세 배소현이 폭염을 뚫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우승해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 우승에 이어 시즌 2승을 달성했다.

만30세 배소현, 3차 연장 혈투로 KLPGA 더헤븐 마스터즈 우승
KLPGA 더헤븐 마스터즈에서 우승한 배소현이 우승컵을 들고 있다. (사진제공=KLPGA)

배소현은 18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 컨트리클럽 웨스트·사우스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서어진, 황유민과 합계 15언더파 201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 홀(파5)에서 이어진 연장 1차전에서 황유민이 먼저 탈락했고, 배소현과 서어진은 2차전에서도 버디에 버디로 응수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해 피 말리는 3차전에 돌입했다.

2001년 생으로 현재 만22세인 서어진의 버디 퍼트가 흔들리는 와중에 배소현은 홀 60㎝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이번 우승으로 배소현은 E1 채리티 오픈의 우승상금 1억6200만원에 상금 1억8000만원을 더해 이번 시즌 4번째 멀티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시즌 2승 이상을 올린 선수는 3승을 올린 박현경, 이예원, 2승을 올린 박지영, 배소현 등 4명이다.

배소현이 드라이버를 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32도에 달하는 기온과 온몸이 젖는 듯한 높은 습도 속에서 최종 라운드 승기는 서어진과 황유민이 이끌었다. 6타를 줄인 황유민이 공동 선두에서 먼저 경기를 끝낸 뒤 챔피언 조의 배소현과 서어진의 대결은 계속됐다. 서어진과 함께 공동 선두로 출발해 조용히 타수를 줄여 나간 배소현은 14번 홀(파4)에서 버디를 잡고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연장 3차전에서 배소현은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러프에 공이 떨어져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절묘한 웨지샷으로 공을 홀에 바짝 붙인 뒤 버디로 연결해 6시간이 넘는 혈투를 마무리 지었다.

배소현은 우승이 확정된 뒤 더헤븐CC 리조트 풀장에 뛰어드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며 더위를 식혔다.

배소현은 “이번 대회 우승자는 물에 빠지는 세리머니가 있다는 것을 알고 혹시나 해서 여벌의 옷을 준비해서 다행이었다”며 “우승에 안주하지 않고 나만의 시즌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소현은 2011년 KLPGA에 진출한 후 단 한 번도 우승을 하지 못했다. 6년간 2·3부 투어에서 활동하다 2017년에야 정규 투어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정규 투어 데뷔 8년 만인 지난 5월 정규 투어 154번째 출전 대회였던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다.

우승 뒤 풀장에 뛰어든 배소현(가운데)과 공동 5위 윤이나(왼쪽), 준우승 서어진(오른쪽) (사진제공=KLPGA)

배소현이 최근 최정상급 선수로 등극한 것은 꾸준한 운동과 샷 훈련으로 비거리를 늘린게 컸다는 분석이다. 배소현은 드라이브샷 비거리를 꾸준히 늘려 2018년 238.03야드(66위)에서 2024년 252.68야드(6위)로 발전시켰다. 또한 쇼트게임이 매우 정교하다는 평도 받는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배소현은 “주이너 시절에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인제야 2승을 했지만 그래도 저 같은 선수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라며 다른 선수들에게 희망을 던졌다.

이어 배소현은 “2부 투어 생활도 오래 했고 어릴 때 두각을 나타내지도 못했지만, 길게 보며 선수 생활을 하고 노력한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배소현은 “여자 선수들의 선수 생명이 짧은 것이 안타깝다”며 “골프는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길게 할 수 있는 운동이어서 후배들도 나를 보면서 따라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우승으로 앞으로 2년 동안 시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지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배소현은 “기회가 닿는다면 올림픽에도 꼭 출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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