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가수 김호중(33)이 음주·뺑소니 혐의로 지난 24일 구속영장이 발부된 가운데 한 경찰의 글이 화제다.
지난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엔 경찰청 직원임을 인증한 한 경찰이 올린 게시물이 올라왔다. ‘호중이형! 경찰 그렇게 X밥 아니야’라는 제목의 글이었다.
글쓴이는 “음주운전에 교통사고 음주사고로만 끝내고 돈 많으니 상대측에 합의금 건네고 음주는 음주대로 처벌 받았으면 끝났을 일”이었다며 “형 눈에 수사기관이 얼마나 개X밥으로 보였으면 구라에 구라를 쳤을까 싶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시간 지나서 음주 측정해서 수치 안 나와도 술 먹은 곳 CCTV 까고, (만약) 영상이 없어도 동석한 사람들을 참고인으로 불러서 조사하면 10에 9.9는 알아서 다 분다”며 “돈 많이 써서 고용한 변호사가 옆에서 알려줬을 거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경찰, 검찰을 너무 X밥으로 본 것 같다”며 “일개 경찰서 수사팀이 하루 이틀 만에 증거 확보하고 일사천리로 진행하면서 구속영장 청구까지 했다는 것은 모든 수사관이 매달렸다는 얘기다. 다시 말해 매우 화났단 얘기”라고 했다.
글쓴이는 “실제 우리(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서울 강남경찰서 응원한다는 글까지 올라왔고 담당 수사관들 응원한다는 댓글도 달렸다”며 “살인, 강간 등 더 극악한 범죄자들 상대하고 수사하는 전국 경찰관들이 다른 수사관들 응원하는 글은 형(김호중) 덕분에 처음 봤다”고 했다.
특히 글쓴이는 “단순 음주사고로 끝날 일을 이렇게 만든 건 소속사도, 팬클럽도 아닌 형 스스로인 건 알지? 경찰 뿐만 아니라 검찰도 화난 것 같더라”며 “아무튼 구속 축하한다. 영장이 나왔다는 것은 증거는 차고 넘친다는 얘기”라고 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40분쯤 소주 3병 이상을 마신 채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맞은편 택시를 들이받은 뒤 달아난 혐의(사고 후 미조치)를 받는다. 소속사인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는 사고 뒤 김호중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범인도피교사), 본부장 전씨는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유기한 혐의(증거인멸 등)를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신영희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4일 이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세 사람 모두에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경찰의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수십쪽짜리 의견서를 준비하는 등 재판부에 구속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판사는 당시 신문 과정에서 김호중에게 “똑같은 사람인데 김호중은 처벌받으면 안 되고, 막내 매니저는 처벌받아도 괜찮은 것이냐”고 질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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