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정기조 전환 요구 거절’ 판단…”예정된 입법·정책 그대로”
강경일변도 우려 목소리도…조국혁신당 ‘한동훈 특검법’에는 거리두기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회담이 끝나기 무섭게 대여 강공모드에 다시 불을 붙이는 모습이다.
이번 회담이 성사된 데는 여당의 총선 참패가 작용했는데도 윤 대통령이 야당의 국정기조 전환 요구를 사실상 거절하면서 ‘협치’ 의지가 없음을 드러냈다는 게 민주당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앞서 예고했던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전세사기 특별법의 5월 임시국회 처리를 지체 없이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5월 2일 본회의는 반드시 열어 해병대 장병 순직 사건 관련 특검법과 전세사기특별법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며 “이것을 처리하지 않으면 21대 국회는 국민들에게 면목이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앞으로 민주당은 대통령과 정부에게 강하게 요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겠다”며 “민생 회복을 위해 구상하고 있는 입법·정책 계획을 예정대로 차근차근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이 대표가 어제 회담 후 답답하고 아쉬웠다고 한 것은 이제 우리는 우리의 갈 길을 가겠다는 의미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내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확인된 ‘정권 심판론’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더 커졌다면서 대여 압박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온다.
당 지도부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해 폐기된 9개 법안을 22대 국회 개원 즉시 조국혁신당과 손잡고 재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도 즉시 재추진하는 방안에 힘이 실리고 있다.
차기 원내대표가 유력한 박찬대 의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해 윤 대통령이 거부했던 9개 법안을 재상정할 것”이라며 “그다음 김건희 특검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강경 일변도 노선을 두고 당이 내건 ‘민생 수호’ 구호와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없지 않다.
21대 국회 내내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했던 ‘입법독주’ 프레임이 22대 국회 들어서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국혁신당이 1호 법안으로 내세운 ‘한동훈 특검법’과 관련해 아직 민주당 내에서 구체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도 이러한 상황 인식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