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간담회서 ‘비대위 후 조기 전대’ 의견 다수
국민의힘이 4·10 총선 참패로 인한 당 위기 수습을 위해 서둘러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비대위를 거쳐 가급적 빨리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개최를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새 비대위원장 인선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16일 당선인 총회를 거쳐 결론 낼 예정이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15일 국회에서 4선 이상 당선인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가급적 신속히 당 체제를 정비하겠다”며 “전당대회를 하려면 당헌·당규상 비대위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최고위원회가 있는 상태이면 비대위를 거칠 필요가 없는데 지금 최고위가 없고 전당대회를 하기 위해선 실무적인 절차를 진행하는 데 비대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총선 패배 원인을 두고 당내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것을 두고는 “원인 분석을 적절한 시기에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13일 국민의힘은 김기현 당시 당대표가 전격적으로 사퇴를 발표하면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을 대행했고, 같은 달 26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지명되면서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했다. 한동훈 비대위는 4·10 총선 패배를 책임지고 지난 11일 해체됐고, 이날 결정으로 국민의힘은 비대위 체제에 다시 들어가게 됐다.
이날 중진 간담회에서는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관리형 비대위’ 구성에 일부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장에게 막대한 권한을 부여하는 ‘전권형’ 비대위가 아닌, 전당대회를 질서 있게 준비하기 위한 ‘관리형’ 비대위에 일단 무게가 실린 것이다.
관리형 비대위를 거쳐 늦어도 오는 6∼7월에는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수 나왔다고 한다. 당 실무진은 이날 간담회에서 후보 등록과 선거운동을 포함해 전당대회에 최소 한 달이 소요된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간담회에 참석한 안철수 의원은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비대위를 만들고, 그다음에 전당대회를 통해서 제대로 된 지도부를 뽑자는 것이 결론”이라고 했다. 다만 “가급적이면 빨리 한다는 정도이지, 지도 체제의 세부 사항 등의 구체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다른 참석자는 “여당이 비대위만 계속 반복할 순 없지 않나. 오늘 자리에서는 대부분이 빨리 정상적인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해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겸직하자는 의견과 새 인물이 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함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윤 권한대행은 “오늘 중진 의원들이 한 말들을 참고해 내일 당선자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방향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장동혁 사무총장 및 박정하 수석대변인 사퇴에 따라 당분간 배준영 부총장이 사무총장 직무대행을 맡고 정희용 원내대변인이 수석대변인을 겸직하기로 했다고 윤 권한대행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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