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에서 꽁꽁 묶인 개 200여 마리 구조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경찰이 식용 목적으로 개를 몰래 유통시키던 일당을 체포했다고 인도네시아 영자 신문 자카르타 포스트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일 인도네시아 경찰은 제보로 중부 자바 스라겐의 불법 도축장으로 향하는 트럭 1대를 잡았다. 이 트럭 안에는 포대로 머리를 제외한 전신이 묶이고 끈으로 입을 묶은 개 200여 마리가 있었고 일부 개는 좁은 트럭 안에서 질식해 숨진 채 발견되었다.
경찰은 이 트럭에 있던 5명을 동물 학대와 축산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불법 도살장에서 개를 잡아 인근 여러 지역으로 개고기를 유통할 계획이었다. 이들은 10년 전부터 개고기 유통 사업을 벌여 왔고, 여러 곳에서 개 1마리 당 25만 루피아(약 2만1천200원)를 내고 수집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훔친 개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민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스라겐 지역에서만 연간 1만4,000마리의 개가 도살되고 유통된다.
인도네시아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호프쉘터인도네시아’의 크리스천 조슈아 페일은 “일부 개들은 광견병이나 심장사상충 같은 질병을 가지고 있었다”며 “이런 개를 먹을 경우 사람에게도 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오래전부터 개고기를 즐기던 한국에서 개 식용 금지법이 통과되자 동물권 단체들에서 인도네시아도 같은 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고 자카르타 포스트는 전했다. 한국 또한 개를 식용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개 식용에 반대하는 국민 여론에 힘 입어 식용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 87%를 차지하는 무슬림은 개를 부정하고 불결한 동물로 여겨 개고기를 먹지 않지만, 비무슬림 가운데는 개고기를 별미로 즐기는 이들도 상당하다.
인도네시아에는 개와 고양이 고기 판매를 금지하는 법은 없다. 간혹 법원에서 개고기 업자들에게 동물 학대나 축산업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처벌하는 경우가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조례를 통해 개고기 유통을 금지하고는 있지만 명확히 법으로 개 식용과 개고기 유통을 금지하지는 않는다.
인도네시아에서 개고기 반대운동을 벌여온 단체 ‘도그미트프리인도네시아'(DMFI)의 카린 프랑켄은 인도네시아 인구 7%가 여전히 개고기를 먹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대부분 개 식용에 반대한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처럼 개고기 소비 금지법이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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