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312회 재난 현장 누벼…강원 고성에서 ‘반려견’ 새 출발
경기 북부 지역의 재난 현장이라면 빠지지 않고 종횡무진 누볐던 구조견 아롱이(9)가 19일 경기 남양주시 오남119 안전센터에서 은퇴식을 했다.
아롱이는 높은 지능과 학습능력 그리고 주인에 대한 높은 충성심으로 구조견 및 안내견으로 각광 받는 래브라도 리트리버종 수컷이다. 아롱이는 3년간의 훈련견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2017년 12월 경기도북부특수대응단 가족이 되었다. 이후 312회에 걸친 출동을 통해 생존자 4명과 사망자 5명을 찾아낼 정도로 우수한 실력을 뽑내왔다. 아롱이는 2022년 1월 양주시 채석장 붕괴 사고 당시 토사에 묻힌 인부 2명을 찾아 언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아롱이와 6년 2개월 동안 온 몸으로 부딪혀 온 장택용 핸들러는 아롱이가 강인한 체력과 탁월한 후각 능력 그리고 특유의 듬직한 성품을 갖춘 최고의 구조견이라고 평가했다.
장 핸들러는 “6년 동안 훈련도 하고 다치기도 해서 잘 쉬지도 못했는데 자유로워지잖아요. 이제 행복하게 살 수 있을 거 같아서 한편으로는 서운하기도 하지만 너무 기쁩니다.”며 아롱이와 헤어지는 소감을 밝혔다.
특수대응단은 아롱이가 이젠 사람으로 치면 65세 이상에 해당하는 9살의 노령인 점을 고려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은퇴를 결정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의 수명은 평균 12년으로 알려져 있다.
다행히 아롱이의 은퇴 후 삶은 꽃길만 펼쳐질 예정이다. 구조대원들의 박수 속에 인명구조견 임무를 마친 아롱이는 강원도 고성군에 거주하는 일반인 가족의 품에서 남은 여생을 보내게 되었다. 아롱이는 은퇴식장에서 만난 새로운 가족과 만나자마자 경계심을 풀고 꼬리를 흔들며 친근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던 소방대원들과 특수대응단 핸들러들은 이젠 떠나 보내야 한다는 아쉬움에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아롱이를 분양받은 송용암 씨는 “아롱이를 분양받으려고 3년 전부터 준비했는데, 너무 행복하고 즐겁다”며 “아롱이의 남은 견생을 최대한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롱이가 떠난 자리는 지난해 12월 특수대응단의 새 식구가 된 ‘남풍'(3)이 맡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현장에 투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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