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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 이미지 깨야 내가 산다” 정치권, 한동훈 연일 공격

‘감성정치’ 주도권 두고 정치권 내 치열한 경쟁

‘1992 맨투맨 셔츠’, ‘국회의원 정원 50명 감축’, ‘던킨 도너츠와 커피’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뉴스의 중심이 되는 소재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부산 방문 중 언론에 노출한 ‘1992 맨투맨’은 지역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1992년을 그리워하는 부산 시민을 감동시켰다.

또한 던킨 커피와 도너츠를 한 손에 든 사진은 뒤늦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대 법대, 사법고시 소년급제, 타워팰리스 등 별에서 온 한동훈이 지상으로 내려온 순간이었다.

“감성 이미지 깨야 내가 산다” 정치권, 한동훈 연일 공격
4선·5선 중진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하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사진=연합뉴스)

동시에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객관적으로 좋고 나쁘고와 상관 없이, 대중이 좋다고 느낄만한 정치 개혁의 레토릭을 풀어 내고 있다. 지난 16일 인천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한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에서 승리해 국회의원 수를 300명에서 250명으로 줄이는 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제일 먼저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치혐오를 통한 인기몰이라는 정치권의 비난과 상관없이 국회의원에 대한 혐오가 높은 일반대중에게 충분히 호응 받을만한 언사였다.

비록 부산에서의 ‘1992 맨투맨’은 공식적인 행사가 아닌 당 지역인사들과의 저녁식사 자리라고는 하지만 기성 정치인과 다른 낯선 풍경이었다. 흔히 몸매 관리를 하지 못한 사람이 맨투맨을 입으면 모양이 살지 않는다. 평소 외모 전반에 대해 신경 쓴다고 알려진 한 위원장이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한동훈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은 연일 ‘1992 맨투맨’ 그리고 ‘던킨 커피’와 ‘의원 정족수 감소’ 문제를 두고 포문을 열고 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992 맨투맨에 대해) ‘꽤 오래 입은 것’이라 했는데, 해당 상품은 고작 넉 달 전인 8월 말에 발매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평가절하를 했다. 또한 야권 성향 지지자들은 ‘1992’가 롯데가 우승한 해가 아닌 해당 의상 디자이너의 출생년도를 의미한다는 여론몰이에 열중하기도 했다.

한편 이준석 개혁신당 위원장은 “한동훈 던킨 커피는 이미지 메이킹이다”며 “한 위원장의 집인 타워팰리스에서 과천 법무부 청사까지 이동하는 경로에 던킨도너츠 매장이 없다”는 발언으로 한동훈 깎아 내리기에 여념이 없다. 또한 의원 정족수 축소 발언을 두고도 정치혐오만 불러온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물론 던킨 커피를 들고 출근한 날, 한 위원장이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KTX를 타고 서울역에 도착해 법무부로 출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 위원장의 발언이 머쓱해지긴 했다.

이낙연 신당 창당발기인 대회에서 축사하는 이준석 개혁신당 정강정책위원장(사진=연합뉴스)

최근 한동훈 위원장의 행보를 두고 비판하는 세력에겐 공통점이 있다. 바로 현재 한 위원장이 주도하고 있는 ‘감성정치’를 잘 활용해온 집단이란 것이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문재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과 함께 테이크아웃 커피잔을 들고 산책하는 모습 등 철저하게 감성을 동원한 정치를 펼쳤었다. 저걸 신고 걸을 수는 있을까 궁금증을 자아 냈던 뒷 굽이 남아 있지 않은 낡은 구두, 밑이 뚫려 서류가 쏟아지진 않을까 보는 사람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서류가방 그리고 유세 지원 도중 지지자를 끌어안고(비오는 날이라 더욱 그림이 아름답다) 통곡하는 모습 이 모든게 더불어민주당이 보여주었던, 나름 효과를 봤던 감성정치의 장면들 이었다.

이준석 위원장도 감성을 정치판에 끌어오는데 부족했다면 섭섭해 할 것 같다. 그는 국민의힘 대표가 된 후 첫 국회의사당 출근길에 서울시 공유자전거인 ‘따릉이’를 타고 들어왔다. 작년 10월 국민의힘을 언제 나갈 것인지의 결정만 남은 시점에 있었던 기자회견장에선 하염 없이 눈물만 보이기도 했다. 또한 자신의 지지기반이라고 할 20·30대 남성의 감성 만을 자극하기 위해 20·30대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기도 한다.

민주당 그리고 이준석, 이들 모두는 이미지 메이킹이든 컨설팅이든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뺏어 가는 한동훈 위원장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이미지란 구축하기 어렵지만 한 순간의 방심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속성이 있다.

이미 민주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발언처럼 법·펜·칼로 인한 것인지 모르지만 대표 스스로의 형수 욕설, 某 여배우와의 스캔들 루머, 한 없이 늘어만가는 사법리스크 등으로 감성과는 거리가 먼 정당이 되었다. 송영길 전 대표의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와 욕설 파문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나름 착실히 쌓아 놓은 감성정당 이미지를 관 안에 넣고 대못까지 박는데 일조했다. 이준석 전 대표 또한 성접대 사건과 무마 시도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과의 대립각을 세우는 과정 중 불거진 다양한 언사로 인해 여의도 젊은 감성 정치의 아이콘 타이틀을 잃은지 오래다.

포퓰리즘, 감성팔이, 이미지 기획 등 다양한 비판이 붙을 수 있지만 이유불문 한동훈 위원장이 시도하고 있는 감성정치가 대중에게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까진 부인할 수 없다. 동시에 한 위원장이 민주당에 비해 꼰대 이미지가 강했던 국민의힘조차 예전에 비해 젊은 이미지로 탈바꿈시키고 있다. 정치 고관여층이 아닌 중도층의 경우 특히 젊은 세대는 주관적으로 느끼는 정당의 이미지를 갖고 투표를 하는 경우도 많다. 40대는 민주당, 60대 이상은 국민의힘의 집토끼라면 20·30대 산토끼를 잡는데 한동훈 위원장의 감성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 궁금하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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