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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위기의 LA 레이커스, 무엇이 문제인가 (1) 감독, 전술편

최근 NBA의 최고 명문팀이자 인기팀인 LA 레이커스의 성적이 곤두박칠치며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LA 레이커스는 지난 12월 9일(현지시각 기준) 2023-2024시즌 최초로 도입된 ‘인시즌 토너먼트(In-Season Tournament)에서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대파하며 초대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하지만 인시즌 토너먼트 (이하 IST) 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결과일까? 팀은 IST 이후 5승 12패로 추락하고 있다. 14승 9패로 서부 상위권에서 순항하며 좋은 분위기를 타고 있던 레이커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수많은 문제가 있지만 간단하게 아래 4가지 대표적인 문제를 시리즈로 살펴보고자 한다. (1)편은 감독, 전술편이다.

1) 초짜 감독 다빈 햄

2022-2023시즌 전, 레이커스는 2019-2020시즌 파이널 우승을 이끌어낸 프랭크 보겔 감독과의 계약 연장 없이 밀워키의 우승을 이끈 명장 부덴홀저 사단의 코치인 ‘다빈 햄’을 신임 감독으로 선임한다.

레이커스가 코치로서 잔뼈가 굵은 다빈 햄을 선임한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84년생 르브론 제임스가 버티고 있는 레이커스는 초짜 신임 감독의 성장을 기다려 줄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물론 당시 팀에는 검증된 빅2 르브론 제임스와 앤써니 데이비스 듀오 그리고 러셀 웨스트브룩의 공존 및 활용법이라는 난제가 있었고, 러셀 웨스트브룩에 대해 2023년 2월 트레이드 결정이 내려졌다.

2) 우연한 성과

웨스트브룩 트레이드 이후 팀에는 디안젤로 러셀과,자레드 밴더빌트, 말릭 비즐리가 추가되었고 다른 트레이드를 통해 모 밤바가 더해졌다. 다빈 햄 감독은 갑작스런 로스터 변화에 전술을 굳이 끼워맞추지 않고 간단한 셋팅만 지도하고 리드 액 리액트(상황을 읽고 선수들이 자발적 판단하는 것)를 기조로 운영했고 레이커스는 후반기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해당 시즌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손발을 맞출 시간이 없던 당시와 달리 금번 시즌은 레이커스가 트레이닝 캠프를 통해 충분한 조직력을 가다듬고 감독 철학에 맞는 공격과 수비 전술을 입힐 시간이 존재해 팬들은 레이커스에 대해 많은 기대와 희망을 품게 되었다.

3) 시간과 선수는 준비 됐다. 그러나 감독은?

23-24시즌 레이커스는 한마디로 “앤써니 데이비스 원맨쇼”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현재 팀 내에서 신뢰를 주는 수비수는 앤써니 데이비스 혼자 뿐이다. 레이커스는 백업 빅맨으로 크리스천 우드와 잭슨 헤이즈를 영입했지만 이들은 수비에 약점을 보여왔다. 때문에 앤써니 데이비스는 리그에서 36분 이상 출전 횟수가 가장 많은 선수로 기록될만큼 수비를 전담하며 공격까지 겸하고 있다. 앤써니 데이비스는 유리몸으로 유명하다. 많은 활동량, 운동능력, 허슬로 툭하면 부상을 입었으나 이번 시즌은 부상 없이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하며 레이커스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

앤서니 데이비스의 덩크 (사진제공=AP=연합뉴스)

그렇다면 문제는 무엇인가? 체력적으로 정점이 지난 르브론 제임스? 아니다. 로스터를 활용하는 감독이다.

다빈 햄 감독은 체력적 역량이 낮아진 르브론 제임스의 체력을 보존하기 위해 수비에서 존 디펜스(지역방어)를 선택했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팀 내에 수비 활동량이 많고 수비 범위가 넓은 앤써니 데이비스와 자레드 밴더빌트를 보유하고 있는 레이커스의 강점을 버리고 단점만 취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존 디펜스에서 나오는 모든 팀수비의 실책을 앤써니 데이비스가 부담하게 되었다. 반면 르브론 제임스는 가만히 서서 아무것도 안하는 수비로 상대팀의 수많은 3점 슛을 허용하게 되었다.

NBA 공식 홈페이지 스탯에서 레이커스의 상대팀 오픈 슈팅 현황 자료를 찾아보자.

와이드오픈 3점 성공율 29위 42.2%
와이드오픈 3점 성공개수 30위 9.6개

처참하기 그지없는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다빈 햄 감독은 수비 전술을 변화시킬 기색 조차 보이고 있지 않다.

수비 전술만이 문제일까? 공격 전술도 똑같이 문제다.

최근 NBA에선 수 년간 높은 활동량을 담보한 공격 전술 세팅이 기본처럼 구사되고 있다. 그러나 레이커스의 하프코트 공격 세팅은 모든 게 정적인 상태로 진행된다. 이로 인해 상대 수비는 흐트러진 수비를 정돈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레이커스가 정적으로 볼을 돌리며 공격하다보니 공격을 위한 공간을 만들 수 없게 되었고 상대팀은 대놓고 골밑 근처에 수비 선수를 여럿 세우며 앤써니 데이비스 틀어막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특정 선수가 수많은 견제를 받게 되어 생기는 공간이나 찬스를 NBA에선 ‘그래비티’라는 용어로 표현한다. 르브론 제임스도, 앤써니 데이비스도 이렇게 대단한 그래비티를 보여주고 있는데 공격이 되지 않고 있다는건 다른 선수들의 문제일까? 아니다. 최근 제대로 출전시간도 보장받지 못했던 디안젤로 러셀이 어제 유타와의 경기에서 39점의 맹폭을 보여주며 그간의 설움을 표현했다. 잘하고 있는 선수는 출전을 못하고, 못하는 선수는 계속 출장 한다. 이쯤 되면 다빈 햄 감독도 본인의 아집을 버리고 자신의 시각이 틀렸다고 인정해야하지 않을까?

(2) 편에서 계속

seonghoekkk@ttier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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