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증식·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안이 9일 국회 본회의를 압도적으로 통과했다.
여야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을 의결했다.(재적의원 298인 중 재석 210인, 찬성 208표, 기권 2표)
법안은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사육·증식하거나 도살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개 또는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행위까지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소속으로 개식용종식위원회를 설치해 개 식용 종식에 필요한 사항을 심의하도록 했다.
식용을 목적으로 개를 도살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사육·증식·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아울러 개 사육 농장주, 개 식용 도축·유통상인, 식당 주인 등은 시설과 영업 내용을 지방자치단체장에 신고해야 하며, 국가나 지자체는 신고한 업자의 폐업·전업을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했다.
지난해 12월 18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후보자 자격으로 참석했던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개 식용 금지법(개 식용 종식을 위한 특별법)에 동의하느냐”는 질의에 “물론이다”라고 답변하기도 할 만큼 앞서 여야는 개 식용 금지법 처리를 사실상 당론으로 정해 추진해 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해 12월 12일 농림축산식품법안심사소위를 열고 개 식용 종식 특별법 등 관련 8개 법안을 의결했다. 이후 농해수위는 지난달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해당 법안들을 합의해 의결했고, 전날(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다만 사육·도살·유통 금지와 위반 시 처벌하는 조항은 유예 기간을 적용해 법안 공포 후 3년 뒤부터 시행된다. 또 개를 섭취하는 행위는 금지 및 처벌 조항에서 제외됐다.
반려인들과 동물단체 등 여러곳에서 환영의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대한육견협회를 중심으로 반발 여론도 예상된다. 실제로 그동안 대한육견협회는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을 지속적으로 반대했다. 대한육견협회는 2023년 12월 12일 국회의사당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개 식용 여부는 국민의 식주권과 기본권의 문제다. 당사자나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개 식용 금지 입법을 하는 것은 정부와 입법부의 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대한육견협회는 관련 법이 시행될 경우 영업손실 보상 명목으로 개 한 마리당 2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생존권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다. 이들은 “특별법이 제정되면 개 200만 마리를 용산에 풀겠다”고 예고하며 지난해 11월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시위를 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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