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 국가대표 황희찬(30)이 차량 지원 계약과 관련해 사기 혐의로 고소당했다. 차량 구독 플랫폼 업체 측은 약 15개월간 슈퍼카와 의전 차량 등 42대를 제공했지만, 계약상 약속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황희찬 측은 업체의 주장을 부인하며 계약 종료 과정에서 초상권 무단 사용 등 문제가 있었다고 반박했다.
21일 법무법인 대한중앙TV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양측의 주장을 소개했다. 차량 구독 플랫폼 업체 바하나 측은 황희찬 측에 차량을 지원했지만 홍보 의무가 이행되지 않았고, 차량 교체와 파손 처리, 광고 제작 과정에서도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하나 김모 대표는 최근 유튜브 채널 ‘지릿지릿’ 인터뷰에서 황희찬을 상대로 한 고소장을 지난 8일 서울경찰청에 제출했으며, 담당 수사관도 배정됐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그동안 황희찬 본인을 고소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고소는 예전부터 확정돼 있었지만 월드컵 기간과 이적 시장, A매치 4연전이 이어졌다”며 “국가대표 축구 선수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로 그 기간 동안 가만히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양측은 2024년 8월 최초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서에는 지원 차량이 5대로 명시돼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약 15개월 동안 슈퍼카와 의전 차량 등 총 42대가 제공됐다는 게 업체 측 주장이다.
김 대표는 황희찬 측이 차량 업그레이드를 거듭 요청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G바겐과 람보르기니 우루스·우라칸·아벤타도르, 페라리, 맥라렌 등 구체적인 차종을 지정해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계약의 핵심 조건이었던 SNS 홍보는 한 건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선수의 SNS에서 브랜드 홍보를 하지 않는다면 프로젝트 자체가 의미가 없다”며 홍보 조항이 계약의 필수 조건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본계약 체결 사흘 전인 2024년 7월 31일 황희찬 측이 SNS 게시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김 대표는 이를 근거로 계약 초기부터 홍보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황희찬이 화장품과 시계, 스포츠 의류 등 다른 브랜드 제품을 SNS에 게시할 때는 해시태그 등을 통해 브랜드를 알렸지만, 바하나 측 차량 사진을 올리면서는 업체명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업체 측은 홍보 불이행으로 광고 제작 비용까지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월드컵을 앞두고 활용할 광고를 2025년 7월 촬영했지만, SNS 홍보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폐기했다고 밝혔다.
그는 헤어·메이크업과 정장 수선 등에만 약 1200만원이 들었으며, 전체 제작비로는 수천만원을 지출했다고 주장했다.
차량 사고 처리 과정에서도 양측의 입장이 엇갈렸다. 김 대표는 2025년 5월 서울 영동대교 인근에서 페라리 차량이 멈춰 선 뒤 현장을 이탈하는 일이 있었고, 이후 접촉 사고 처리도 업체가 맡았다고 주장했다.
차량을 계속 제공한 이유에 대해서는 황희찬 측으로부터 “월드컵 때까지 함께 가자”, “월드컵 때 홍보 1번으로 밀어주겠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업체명을 공개하지 않은 배경에 대해서도 차량이 협찬 차량이라는 사실을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김 대표는 “황희찬을 고소한다는 것은 스포츠계의 모든 VIP들을 다 포기한다는 생각이 아니면 진행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무너진 회사와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황희찬 측은 업체 측 주장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황희찬의 누나이자 소속사 비더에이치씨(BtheHC) 대표인 황희정 씨는 양측의 계약이 선수 초상권과 의전 서비스를 무상으로 교환하는 방식이었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선수 초상권과 의전 서비스를 무상으로 맞교환하는 계약이었고, 2025년 8월 계약이 종료된 뒤 같은 해 10월 합의하에 협력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협력 종료 배경에 대해서는 업체의 폐업 사실 은폐와 임금 체불, 대표이사 개인 채무 등 재정 문제를 비롯해 선수 초상권 무단 도용 의혹 등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초상권이 중고차 판매와 투자 유치에 활용됐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무상 서비스 편취’와 ‘갑질’ 의혹에 대해서는 “가족 의전 서비스는 계약서에 명시된 공식 업무 범위”라며 “그 외 부당한 요구 등 갑질은 단연코 없었다”고 반박했다.
슈퍼카를 무리하게 요구했다는 주장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운행 중 발생한 사고는 계약에 따라 보험 처리를 마쳤으며, 업체 측이 피해 사고까지 합산해 사고 규모를 실제보다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앞서 제기된 고소 사건에서도 이어져 왔다. 기존 업무방해 고소 사건에서는 경찰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지만, 바하나 측이 이에 불복해 이의신청을 제기하면서 사건이 검찰로 송치됐다. 다만 이번 사기 혐의 고소는 기존 사건과 별도로 제기된 만큼, 앞선 결정만으로 수사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법률 전문가인 박세정 연구원은 계약 당시부터 홍보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이를 약속해 차량을 제공받았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있지만, 계약 당시에는 홍보할 의사가 있었으나 이후 사정으로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경우라면 민사상 채무불이행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황희찬 측은 업체 측의 주장에 맞서고 있으며, 사기·공동협박·업무방해·명예훼손·모욕 등 혐의로 고소당했던 소속사 직원들에 대해서는 지난 6월 경찰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계약 체결 당시 홍보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있었는지, 차량 지원과 홍보 조건이 실제로 어떻게 약정됐는지, 계약 종료와 차량 사고 처리 과정에서 어느 쪽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에 달려 있다. 사기 혐의의 성립 여부는 수사기관의 조사와 관련 증거를 통해 가려져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