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부마 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해야 한다며 국회에 개헌 논의와 국민 의견 수렴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제47주년 부마 민주항쟁 기념식 기념사에서 “부마 민주항쟁과 광주 민주화 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아내는 일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을 지켜내기 위한, 우리 국민의 피어린 역사를 잊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개헌을 위한 국민 의견 수렴과 합리적 토론에 국회가 조속히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5·18 정신과 부마 민주항쟁 정신은 헌법 전문에 수록하자는 것은 여야 없이 모두가 때만 되면 하던 이구동성 아니었나”라며 “이제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실천할 때”라고 강조했다.
부마 민주항쟁의 역사적 의미도 되짚었다. 이 대통령은 “47년 전 오늘, 부산과 마산에서 시작된 함성은 거대한 독재의 어둠을 뚫고 꺼지지 않는 불꽃이 돼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환하게 밝혔다”며 당시 시민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가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결코 저절로 얻어진 것이 아니다”라며 선거를 통해 국민이 대표자를 직접 선출하고 정부와 권력자를 자유롭게 비판할 수 있는 권리를 누리게 된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한 “반세기 전 냉혹했던 권위주의와 유신독재의 그늘에 국민의 기본권은 철저히 억압받았다”며 정치적 반대와 비판에 대한 탄압, 언론·표현의 자유 통제, 긴급조치에 따른 체포와 구금 등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당시 억압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해 나선 시민들의 용기를 강조했다. 그는 부산대학교에서 시작된 유신 철폐와 독재 타도 요구가 시민들의 연대로 확산했고, 시민들이 경찰에 쫓기는 학생들을 숨겨주거나 시위대에 음식을 건네는 등 항쟁에 힘을 보탰다고 회고했다.
이어 회사원과 노동자까지 합세하면서 부산 남포동과 광복동 일대가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무력으로 시위를 억누르려 했지만, 항쟁의 열기는 마산으로까지 번졌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았던 47년 전 그날의 외침은 마침내 유신독재라는 거대한 벽에 균열을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부마 민주항쟁이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마 민주항쟁은 단지 하나의 독재를 끝낸 것이 아니다”며 “권력은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고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확고한 원칙을 지켜냄으로써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발전에 단단한 주춧돌이 됐다”고 말했다.
또 “부마의 함성과 정신은 80년 오월 광주로, 다시 87년 6월 민주항쟁으로 그리고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며 시대와 장소는 달라도 국민주권을 향한 열망은 같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의 책임과 피해자 명예 회복도 약속했다. 그는 “국민주권정부는 지난날 국가권력이 주권자 국민에게 남긴 상처와 아픔을 외면하지 않겠다”며 “억울한 피해자들의 명예 회복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것이 오늘의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최소한의 책무”라고 덧붙였다.
미래 세대가 살아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를 위해 국민이 삶을 희생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여야 한다는 점도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주권자로서 당연한 권리를 행사하는 데 특별한 용기가 필요 없는 나라, 국민이 권력을 두려워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이 국민을 두려워하는 진정한 민주국가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념사 말미에는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언급하며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통령은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삶을 바친”이라고 말한 뒤 잠시 말을 멈췄고, 떨리는 목소리로 부마 민주항쟁 유공자와 유가족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이후 자리로 돌아가 눈물을 훔치는 듯한 장면이 생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기념식 마지막에는 이 대통령과 김 여사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유신 시절 금지곡이었던 ‘아침이슬’을 함께 불렀다.
이 대통령은 “47년 전 부산과 마산의 시민들이 어깨 걸고 외쳤던, 국민주권이 살아 숨 쉬는 진정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며 “오늘 우리가 함께 만드는 민주주의가 대한민국의 내일을 밝히는 등불이 되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