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서해를 건너 제주도로 밀입국한 중국인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남성을 포함해 6명이 함께 입국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이들은 모두 돈을 벌기 위해 한국행을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서부경찰서는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40대 중국인 A씨를 서귀포시의 한 모텔에서 긴급체포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중국 장쑤성 난퉁시에서 출발해, 8일 새벽 제주시 한경면 용수리 해안을 통해 밀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선 거리로 약 460km 떨어진 제주 해안까지 90마력 엔진이 장착된 고무보트를 타고 입국한 셈이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자신을 포함한 중국인 6명이 각자 수백만 원을 중국 내 브로커에게 지급하고 밀입국을 시도했으며, 제주 도착 직후 서로 흩어졌다고 진술했다. 이들 모두 남성이며, 서로는 아는 사이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A씨는 과거에도 불법체류로 추방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2017년 무사증 제도를 통해 제주에 입국한 뒤 불법 체류하다, 2024년 1월 자진 신고로 추방됐다. 정식 입국이 불가능하자 밀입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 체포 당시 함께 있던 50대 여성 B씨도 현행범으로 체포해 출입국 외국인청에 인계했다. B씨 역시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A씨는 과거 제주에 거주하던 시절 알고 지낸 사이라고 진술했다. 두 사람은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을 통해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8일 오전 7시 56분, 제주시 용수리 해녀탈의장 인근에서 주민이 발견해 신고한 고무보트에서는 유류통 12개, 구명조끼 6벌, 중국어로 표기된 비상식량과 낚싯대 등이 발견됐다. 당시 현장을 확인한 해양경찰은 고무보트에 90마력 엔진이 부착돼 있던 점 등을 토대로 밀입국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해경은 A씨를 상대로 밀입국 경위와 추가 입국자들의 행방을 조사하고 있으며, 나머지 5명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다.
한편, 지난 3월에도 중국 산둥성에서 인천 옹진군으로 고무보트를 타고 밀입국을 시도한 중국인 남녀 2명이 체포되는 등, 해상을 통한 밀입국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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