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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딴지 걸었던 ‘십원빵’ 이젠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권 및 주화의 도안 이용기준’을 개정해 다음 달 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 달부터 10원짜리 동전을 본떠 만든 경주의 특산품 ‘십원빵’ 판매 등이 폭넓게 허용된다.

한은이 딴지 걸었던 ‘십원빵’ 이젠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십원빵 (사진=마켓컬리)

‘십원빵’은 2020년경 경주 황리단길을 시작으로 전국에 퍼진 풀빵의 일종이다. 한은은 2023년, 법적 대응까진 고려하지 않지만 십원빵이 1966년 십원 동전의 도안을 참고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해석을 내놓아 반발을 부른 바 있다.

당시 한은은 “십원빵의 화폐 도안 이용이 저작권에 저촉되는 문제도 있지만 화폐 도안 남용이 위변조 심리를 조장하고 화폐에 대한 신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된 기준에 따르면 앞으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더라도 화폐의 품위와 신뢰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도안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십원빵뿐만 아니라 화폐 도안을 활용한 티셔츠 등 의류나 소품, 규격 요건을 준수한 은행권 및 주화 모조품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화폐 위·변조를 조장하거나 진폐로 오인될 수 있는 경우는 도안 이용이 제한된다.

아울러 한은은 화폐 모조품과 일반 도안 이용으로 나눠 엄격한 규격 요건을 제시했다.

종이로 만든 은행권 모조품은 실제 은행권 규격의 50% 이하나 200% 이상 크기로 가로와 세로 배율을 유지해야 한다. 동전 모조품은 실제 주화 규격의 75% 이하 또는 150% 이상으로만 만들도록 했다. 잡지 등 인쇄물 내 화폐 도안의 경우 실제 은행권 규격의 75% 이하나 150% 이상 크기로 제작하고 ‘보기’라는 문구를 써넣어야 한다.

이 밖에 화폐 도안에서 인물 도안을 별도로 분리해서 이용하거나 원래 모습과 다르게 변형하지 못하도록 했다. 영정 작가의 저작 인격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다는 이유다.

한은은 “국민의 창의적인 경제활동과 서민경제 활성화 지원을 위한 기준 개정”이라며 “화폐 도안이 건전하게 활용되는지 모니터링하고, 부적절한 사용은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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