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가 지난달 30일 개원 후 보름이 넘었지만 파행 운영이 지속되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서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며 타협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거대 양당은 17일에도 서로를 탓하며 국회를 시작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17일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대북송금 기소 등을 두고 검찰과 법원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데 대해 “사법부를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에 내려진 9년 6개월형 선고를 두고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고 한 점을 거론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대표 발언을 옹호하기 위해 친명계 의원들이 나서고 이재명 방탄을 위해 민주당 법사위가 나서고 있다”며 “이게 정상적인 국회 모습이고 정상적 공당이라 부를 수 있나”라고 되물었다.
또한 추 원내대표는 “친명 인사 원내대변인은 언론 비하, 망언 따위의 반응이 나올 일이 아니라고 옹호하고, 친명 양문석 의원은 언론을 기레기라고까지 한다. 대장동 변호사 출신 법사위원은 검찰이 일부러 이 대표를 기소했다고 우기고,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이재명 재판부 판사를 비하하고 나섰다”면서 “이재명 지지자는 판사 탄핵 운동을 벌이고 친명계는 이 대표를 옹호하며 민주당 법사위는 사법부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 모습이 민주당이 장악한 대한민국 국회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국회 원 구성 파행 상황과 관련해서도 “이 대표 지침대로 움직이는 민주당을 상대로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며 “국회 장악과 사법부 공세로 지지율만 붙들면서 재판을 늦출 수 있다고 믿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 열심히 왜곡, 조작하고 있지 않냐’고 발언한 것에 대해선 “제1당 대표 입에 담아선 안 될 극언”이라고 지적했다.
추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 정상화를 위해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에게 원 구성 협상 1대 1 토론을 제안했다며 “사흘이 지났지만, 아직도 묵묵부답”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떳떳하다면 토론을 회피할 이유가 없다. 당장이라도 토론 제의에 응하라”고 압박했다.
반면 민주당은 국회 파행의 원인을 국민의힘으로 돌리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국민의힘 지도부가 정부 부처에 국회 업무보고를 거부하라는 지침을 내려보냈다는 얘기가 있다”며 “집권여당이 우리 국민들 손으로 뽑은 대한민국 국회를 부정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헌법도 국회법도 무시하면서 오로지 ‘용산법’만 따르겠다는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비난했다.
동시에 “명색이 집권당인데 총선 민심을 거부하는 것도 모자라서, 독선과 불통을 더 강화하고 있다”며 “국회는 국민이 뽑은 대표다. 용산이 아니라 국민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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