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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따르니 흘러 나온 콧물같은 점액질…알고 보니

지난 5월 초 소비자 제보로 알려진 캔맥주 내 콧물 같은 점액질의 정체가 밝혀졌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7일 최근 하이트진로가 제조·판매하는 주류에서 응고물 발생이나 경유 냄새가 난다는 소비자 신고 등이 접수됨에 따라 하이트진로(주)강원공장 등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해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행정처분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점검은 최근 하이트진로가 기타주류인 ‘필라이트 후레쉬’와 소주인 ‘참이슬 후레쉬’에서 발생한 문제와 관련해 언론사에 발표한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 및 안전성 확인 등을 위해 실시했다.

당시 하이트진로는 맥주 제조 공정상의 일시적 문제로 젖산균이 탄수화물, 단백질과 결합하여 응고물 생성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식약처는 응고물 발생 원인 등에 대해 국세청과 농촌진흥청 관계자 등을 불러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이번 조사 결과 판단 등에 참고했다.

맥주 따르니 흘러 나온 콧물같은 점액질…알고 보니
하이트진로(주)의 기타주류인 ‘필라이트 후레쉬’. 이 제품은 5월 초 용기 내에 젖산균에 의한 점액질이 발견되어 전량 회수되었다. (사진=연합뉴스)

식약처의 현장조사 결과 하이트진로는 술을 용기(캔)에 넣어 밀봉하는 주입기에 대한 세척‧소독 관리가 미흡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 결과 주류 주입기가 젖산균에 오염되었고, 젖산균이 제품에 이행되면서 유통과정 중 탄수화물, 단백질과 결합해 제품 내 응고물이 생성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하이트진로는 주류 주입기를 세척‧소독 시 세척제와 살균제를 함께 사용해야 하나, 특정일에는 살균제 소진으로 세척제만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 때 소독이 미흡해 젖산균에 오염된 것으로 보았다.

식약처는 해당 제품의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해 응고물이 발생한 제품과 같은 날짜에 생산한 제품을 수거하여 검사를 실시했지만 모두 적합했다고 밝혔다.

하이트진로(주)의 기타주류인 ‘필라이트 후레쉬’ 안에서 발견된 점액질 (사진=JTBC 방송 캡쳐)

반면에 식약처가 경유 냄새가 난다는 ‘참이슬 후레쉬’의 이취 발생 원인을 조사한 결과, 경유 등 다른 물질이 제조과정 중에 혼입되었을 개연성은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신고된 제품을 수거하여 경유 성분을 검사한 결과, 제품 내용물에서는 경유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고, 제품 겉면에서만 경유 성분이 검출되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소주병과 뚜껑 재질 차이로 완전한 밀봉이 어려우며 유통‧보관 중 온도 변화(실온→냉장)에 의한 기압 차이가 발생할 경우 제품 표면에 묻어 있던 경유 성분이 기화하여 뚜껑 틈새로 미량 유입되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식약처는 신고된 제품의 안전성 확인을 위해 같은 날짜에 생산한 다른 제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모두 기준과 규격에 적합했다고 밝혔다.

조사결과에 따라 식약처는 제조과정 중 세척‧소독 관리가 소홀했던 하이트진로(주)강원공장에 대해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시정명령 및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다.

점액질 맥주 사태가 터진 후 하이트진로는 지난 16일까지 필라이트 후레쉬 118만캔을 스스로 회수했다. 이후 품질 이상 제품에 대해 식약처에 추가로 신고된 사례는 없다.

식약처 관계자는 “최근 식품 제조공정이 자동화되고, 배관 설비 등이 많아짐에 따라 세척‧소독 공정의 중요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식품 제조가공업체들의 철저한 관리를 당부했다.

zerosia8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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