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언론 장악할 생각 없다’
윤석열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회담에서 ‘언론을 장악하거나 관여할 생각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30일 알려졌다.
민주당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 집중’에 출연해 “대통령은 ‘언론을 쥐려면 그 방법을 자기가 잘 알고 있는데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관여한 바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전날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회담에 배석했다.
그는 이 대표가 회담 모두발언에서 방송심의 문제 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대통령이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더라”며 “대통령이 ‘난 잘 몰랐다’, ‘정부에서 독립된 기관이 하는 일 아니냐’, ‘구체적인 내용을 잘 모른다'(는 얘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에 대해 중징계가 이어지고, 보도를 이유로 기자·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일상적으로 일어나 국민도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잡혀가는 거 아닌가’ 걱정하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가 비공개 회담에서도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MBC에 내린 징계에 대한 법원의 가처분이 인용됐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소개하면서 “(회담에서 배석한) 홍보수석이 ‘아직 본안소송이 남았다’는 얘기도 했으니 (대통령이) 인지는 했을지 모르겠는데 ‘자세한 사항은 모르고 관여한 바 없다’고 이렇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윤 대통령이 ‘무슨 사정기관을 장악하고 언론을 장악해서 초기에 90% 지지율을 기록한다 한들 끝까지 갈 수도 없고 차라리 이 상태로 꾸준히 가야 마지막에도 국정 동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언론을 장악할 생각이 전혀 없고, 관여해서도 안 되고 관여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의 ‘1인당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 제안에 대한 윤 대통령의 답변과 관련해선 “‘어떤 분들은 그보다 훨씬 더 많게 50만 원씩 드려서 (민주당 제안을) 되치자고 하는 의견도 주었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얘기를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골목 경제에 돈이 돌게끔 해야 하니 응급 자금이라도 넣자고 할 만한데 (대통령이) 전혀 그런 생각이 없다고 하니 그때부터 좌절감이 엄습해 왔다”고 말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추가로 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묻는 말에 “이렇게 서로 자기 할 말만 하고 헤어지는 회담은 없느니만 못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