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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와 대형병원은 전공의 착취 중간관리자’ 박단 대전협 대표, 교수·병원·정부 싸잡아 비난

전공의들의 주축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박단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반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대 교수들과 대형병원을 직격하는 글을 올렸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에게 전대미문의 힘을 부여한 것은 다름 아닌 정부와 병원”이라며 이들이 전공의 착취의 사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대형병원에 대해 “의-정(의사-정부) 갈등의 무고한 피해자 행세를 하며 그 부담을 다른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하고 있다”며 “수도권의 대학병원들은 전공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기이한 인력 구조를 바꿀 계획이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이런 상황에 이르도록 의료 체계의 상업화, 시장화를 방치해온 국가의 책임이 지대하다”고 정부에 대한 불만도 나타냈다.

‘교수와 대형병원은 전공의 착취 중간관리자’ 박단 대전협 대표, 교수·병원·정부 싸잡아 비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7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저지를 위한 비대위 제7차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장의 글에 달린 댓글은 전공의로 추정되는 사람들과 의대 교수로 추정되는 사람들 사이에 의견이 극명하게 나뉘었다.

한 전공의는 “구조적으로 전공의한테 의존하는 시스템이 해결되지 않으면 이번에 어찌어찌 해결되더라도 1~2년 뒤에 또 파업할 예정이라는걸 대학병원도 교수님들도 다 알았으면 좋겠네요”라고 말하며 박 위원장의 주장에 동조했다.

또 다른 전공의는 “(대형병원과 정부가) 외치는 ‘공공성’은 결국 자신들과 국가가 착취의 주체가 되고 싶다는 것일 뿐”이라며 “의사가 정치인들의 도구가 되지 않고 완전히 자유로워지는건 정녕 불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반면 석정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는 댓글을 통해 “교수들이 중간관리자라는 말을 인정하지만 교수 역시 격무와 연구·진료·교육에 있어 세계 어느 나라 못지않게 열심히 수행하느라 노력중”이라며 “전공의들을 가르치고 좋은 수련환경으로 변화시켜가는데 의식과 실천이 부족한 측면은 있지만 이토록 대치점에 두고 가르려는 느낌을 주는 것은 마음이 별로 좋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이종국 국립공주병원 병원장은 “잘못된 일반화의 오류, 편가르기, 내부 분열은 패망의 지름길”이라며 “교수들을 착취 사슬의 중간관리자라는 (박단 위원장의) 인식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강홍제 원광대병원 교수는 더욱 강하게 박단 위원장의 글을 비판했다.

강 교수는 “자기 지지 세력에 기관총을 나사하는 것은 윤 대통령만이 아니였다”며 “사제지간이 아닌 직장 상사와 부하 직원 관계라면 더 이상 전공의를 교수들이 지지할 필요가 없다”는 댓글을 달았다.

의대 교수로 추정되는 한 명은 “전공의들이 없어도 PA(Physician Assistant, 수술보조간호사)로 병원을 정상 운영하는게 가능하다”며 “실제 S의료원이 지금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대다수 교수들은 S의료원이 의료계를 배신하고 정부의 무도한 정책에 순응하는 배신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일부러 의료를 정상화시키지 않고 응급, 중환자 진료만 교수들이 고생하면서 보는 것’이란 주장을 했다. 의대 교수들이 전공의의 앞날과 한국 의료의 앞날을 위해 어느 정도 협조하고 있음에도 교수들을 직격하는 것은 잘못된 시각이란 의견을 표한 것이다.

한편 사직한 전공의 1천300여명은 지난 12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직권 남용 및 권리 행사 방해 혐의로 고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 강행으로 각종 정책의 피해를 봤다”며 고소의 취지를 설명하고 정부와의 강경 투쟁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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