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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단체 “군의관 복무 2년으로”…유영하 “소명 팽개친 돈벌이” 발언에 반발

의사단체 “군의관 복무 2년으로”…유영하 “소명 팽개친 돈벌이” 발언에 반발
지난 8월 31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질의하고 있다. (사진제공=국회의사중계시스템 영상 갈무리)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의 복무기간을 현행 38개월에서 24개월로 단축해 달라는 의료계 요구를 두고 정치권과 의료계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의료계의 복무기간 단축 요구를 두고 “내 돈 벌기 위해 복무 단축시켜 달라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하자, 의료계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 요구를 돈벌이로 매도했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게 군의관 복무기간을 기초군사훈련 기간을 포함해 24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에 대해 질의했다.

유 의원은 “군의관 복무기간을 훈련기간을 포함해 24개월로 줄이자는 법안들이 많이 발의된 것으로 안다”며 “현재도 군의관 수급 계획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행보다 1년 이상 줄일 경우 군의관 숫자를 어떻게 보충할 것이냐”고 물었다.

안 장관이 대체복무를 포함해 전반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답하자, 유 의원은 복무기간 단축에 따른 군 의료 공백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군의관이 줄어들 경우 군에서 민간 의료기관 위탁 진료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 현역병 가정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과 함께 유사시·전시에 필요한 군의관 확보, 총상 치료 경험 축적 등의 필요성을 단축 반대 이유로 들었다.

특히 “훈련기간 3개월을 포함해 24개월이면 실제 복무는 21개월”이라며 “15개월의 차이가 발생하는데 수급 계획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의대생들의 복무기간 단축 요구 배경에 대해서도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의대생들이 예과 2년을 마치고 본과와 졸업 전에 18개월 의무병을 갔다 오겠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계산해 보니 군대를 먼저 마치고 오는 것이 훨씬 이익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방부의 대책이 너무 안이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39개월 체제로 계속 가기는 어렵다고 본다”면서도 “여러 의원들이 발의하거나 대한의사협회가 요구하는 대로 24개월로 줄이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며 점진적인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의료계의 복무기간 단축 요구가 의사로서의 소명의식과도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련 당사자들이 현재 의대생과 전공의들인데, 현재 개업한 의사들은 아무 상관이 없다”며 “우리 사회에서 유일하게 직업 뒤에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직업이 의사”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단순히 돈을 버는 근로자라면 우리가 존중하지 않겠지만, 생명을 다루기 때문에 존중하는 것”이라며 “의사가 갖고 있는 소명의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런 것을 다 내팽개치고 ‘나는 그냥 내 돈 벌기 위해 복무 단축시켜 달라’고 하는 것을 국가에서 받아주면 안 된다”며 “공청회를 열든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현재 추세대로 24개월로 줄이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의 활동을 겨냥해서는 “의협에서 각 국방위원들에게 굉장히 로비가 심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당신들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붙이는 국민들의 생각을 하고 마냥 돈벌이할 생각만 갖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안 장관은 “의사, 학군, 전문요원 등 대체복무와 관련해 복무기간에 상당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국방부에서 대책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유 의원의 발언이 알려지자 의료계는 즉각 반발했다.

황규석 서울특별시의사회 회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문 앞에서 1인 피켓 시위를 벌이며 유 의원의 발언을 규탄했다.

황 회장은 “복무 현실화를 ‘돈벌이’로 매도한 유영하 의원을 규탄한다”며 “‘전문성 향상’을 위한 시간을 ‘경제적 이득’으로 왜곡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어 유 의원에게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젊은 의사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의료계는 특히 국회의원을 만나 현장의 어려움을 설명하고 제도 개선을 요청하는 활동을 유 의원이 ‘로비’로 표현한 데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나타냈다.

의료계가 제시한 요구사항에는 ▲군의관·공중보건의사 및 의료계에 대한 공개 사과 ▲의료계의 정책 설명 활동을 ‘로비’로 표현한 발언 철회 ▲‘점진적 감축’ 방안 재검토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현실화의 조속한 추진 ▲당사자와 의료계가 참여하는 공개 논의 등이 포함됐다.

황 회장은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의 복무기간 현실화가 의사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군 의료와 지역 공공의료의 인력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의사회 등에 따르면 올해 군의관 입대 인원은 304명으로, 전역 인원 745명에 크게 못 미친다. 신규 공중보건의사 역시 98명에 그치는 등 관련 인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주장이다.

황 회장은 “복무기간 현실화는 의사에게 주는 특혜가 아니라 군 의료와 지역 공공의료 인력 기반을 지키기 위한 조치”라며 “국가와 정치인이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를 의사 개인의 헌신과 희생에 떠넘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의사들에게 소명의식을 앞세워 불합리한 제도에 대한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유 의원의 발언 철회와 사과를 거듭 촉구했다.

군의관과 공보의 복무기간을 둘러싼 논쟁은 오는 17일 국회에서 열리는 토론회에서도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의사회와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는 국민의힘 한지아·유용원 의원이 주최하는 ‘무너지는 군·지역 의료, 군의관·공보의 부족사태 해법은’ 토론회를 공동 주관한다.

의료계는 군사훈련 기간을 포함하지 않고 실제 복무기간만 24개월로 줄일 경우 전역 시점과 전공의 수련 시작 시기가 맞지 않는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군의관이 전역한 뒤 전공의 수련이 시작되는 3월에 복귀하지 못하고 5월부터 수련을 시작해야 하는 불일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의사는 전시에 군의관으로 징집되는 반면 공중보건의사는 이등병 신분으로 복무하는 현재의 체계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군의관·공보의의 계급 체계를 정비하는 방안도 요구하고 있다.

민간 의료기관의 의료물자 사전 비축 등 군 의료체계 전반의 개선 방안도 토론회에서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문제를 둘러싼 이번 갈등은 단순한 복무기간 조정을 넘어 군 의료 인력 확보와 의사들의 직업적 권리, 국가의 공공의료 책임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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