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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아니었다…히말라야 빙하가 무너졌다, 네팔 160명 사망·한국인 9명 연락두절

지진 아니었다…히말라야 빙하가 무너졌다, 네팔 160명 사망·한국인 9명 연락두절

네팔·중국 국경 히말라야 지역을 덮친 대규모 홍수의 원인이 당초 알려진 지진이 아니라 빙하 붕괴와 그에 따른 토석류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사망자는 최소 160명까지 늘었으며 수백 명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지 수력발전소 건설에 참여하던 한국인 직원 9명도 여전히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다.

한국 정부는 외교부와 소방청, 경찰청 인력으로 구성된 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했다. 추가 붕괴와 2차 홍수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티베트와 맞닿은 네팔 중북부 히말라야 산악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인명 피해를 키우고 있다.

27일 외신과 현지 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재난으로 네팔과 중국 국경 일대에서 최소 160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네팔에서만 외국인 수백 명을 포함한 400명 이상이 한때 실종자 명단에 오른 가운데 중국 티베트 지역에서도 대규모 실종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재난 초기 제기됐던 ‘지진 발생설’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의 추가 분석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USGS는 처음 네팔·중국 국경 부근에서 규모 4.4 수준의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으나 주변 지진관측소 자료와 장주기 지진파, 위성 영상 등을 다시 검토한 뒤 판단을 수정했다.

관측된 진동은 지각 내부에서 발생한 통상적인 지진이 아니라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충격이었다는 것이다. 붕괴 규모는 지진으로 환산할 경우 규모 5.2에 해당하는 강력한 진동을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됐다.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막대한 양의 얼음과 암석은 산 아래로 쏟아지며 강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막았고, 이후 막혀 있던 물과 토사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면서 하류 지역을 덮친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이번 참사는 단순한 집중호우에 따른 범람이라기보다 빙하 붕괴와 산사태, 하천 차단, 돌발 홍수가 연쇄적으로 발생한 복합 재난에 가까운 셈이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전문가들도 빙하에서 발생한 대규모 얼음·암석 붕괴가 이번 홍수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제는 재난이 아직 끝났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네팔과 중국 국경 인근 강 상류에 얼음과 토석으로 막힌 구간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해당 구간이 다시 무너질 경우 또 한 차례 대규모 급류가 하류 지역으로 쏟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히말라야 지역에서 최근 빙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여러 연구에서는 2000년 이후 히말라야 빙하가 이전보다 빠른 속도로 얇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특정 붕괴를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결과라고 즉시 단정하기에는 추가적인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기온 상승과 빙하 후퇴가 장기적으로 산악지역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이 같은 재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견해는 피하기 어렵다.

한국인 피해도 확인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홍수 피해 지역인 네팔 라수와 일대에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9명이 연락 두절 상태다. 한국남동발전 소속 3명과 두산에너빌리티 측 6명으로 파악됐다.

별도로 현지에서 한때 고립됐던 한국인 10명은 안전한 장소로 대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27일 임상우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외교부 4명, 소방당국 5명, 경찰 2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신속대응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홍콩을 거쳐 네팔 카트만두로 이동하며 현지 당국과 함께 한국인 실종자 수색·구조 작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예정됐던 수석·보좌관회의를 미루고 네팔 홍수 관련 국민 피해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기로 했다. 28일 예정됐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의 오찬 일정도 순연됐다.

네팔 현지의 도로와 교량, 통신망이 대규모로 파손된 데다 일부 피해 지역은 접근 자체가 어려워 실종자 수색에는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이번 재난은 단순히 한 국가에서 벌어진 자연재해라는 차원을 넘어 히말라야 빙하 지역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위험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도 있다. 관광객과 발전소 근로자 등 다수의 외국인이 피해지역에 머물고 있었던 만큼 각국의 구조·수색 공조 역시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최초에 ‘지진’으로 감지될 정도의 거대한 빙하 붕괴가 실제로 발생했다는 사실은 히말라야 고산지역의 재난 대응 체계를 다시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의견도 피할 수 없다.

현재로서는 연락이 끊긴 한국인 9명의 신속한 소재 확인이 무엇보다 우선이다. 동시에 상류에 남은 토석과 빙하의 추가 붕괴 여부에 따라 피해 규모가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있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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