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7쪽 분량 ‘업무상 배임’ 공소장에 유용 경위 상세 기재
“월평균 과일값 121만3천원 지출·관용차 419㎞ 운행”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 예산 1억653만원 유용’ 혐의 검찰 공소장에는 공금이 사적으로 사용된 경위가 상세하게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연합뉴스가 확보한 이 대표의 업무상배임 혐의에 대한 57쪽 분량(범죄일람표 38쪽 포함)의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경기도는 당시 도지사였던 이 대표가 사용할 수 있는 시책추진 업무추진비와 기관 운영 업무추진비를 총무과에 배당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대표는 총무과뿐만 아니라 그 외 16개 과의 시책추진 업무추진비까지 사용했고, 총무과 의전팀에서 실제 이 대표가 사용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를 모두 관리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시책추진 업무추진비는 지자체가 시행하는 주요 행사, 대단위 시책추진 사업, 주요 투자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목적으로 책정된 예산이며, 관련 법령에 따라 업무추진비는 시간·장소적 제한, 사적 사용 금지 등 세부 기준을 준수해 집행해야 하는 예산이다.
검찰은 총무과 의전팀이 이 대표가 사용할 수 있는 업무추진비(16개 과 업무추진비 포함)를 모두 관리하며 그 사용 내역을 비서실장을 통해 이 대표에게까지 보고했다고 봤다.
이 같은 판단 근거로는 도지사용 업무추진비는 도지사가 그 사용 여부 및 명목을 결정하는 예산이며, 이 대표의 지시·승인 없이 공무원이 임의로 용도를 정해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 관련 법령, 경기도 자치 법규 및 조례상 경기도지사의 배우자에 대해 도 예산이나 공무원 인력 등을 지원해 금전적 이익이나 편의를 제공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이 없는 점도 지적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전 도지사 비서실장 정모 씨와 전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 씨(배우자 김혜경 씨의 사적 수행원) 등과 공모해 ▲ 관용차 제네시스 유용(6천16만원) ▲ 과일(2천791만원) ▲ 샌드위치(685만원) ▲ 세탁비(270만원) ▲ 음식(889만원) 등 1억원이 넘는 예산을 공무와 무관하게 임의로 지출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은 특히 공소장에 영역별 월별 평균 지출(운행) 규모까지 적시했다.
관용차의 경우 40개월간 월평균 419㎞(총 1만6천790㎞) 구간을 사적으로 운행했으며, 과일은 23개월간 월평균 121만3천원, 샌드위치는 21개월간 월평균 32만6천원, 세탁비는 24개월간 월평균 11만2천원 상당을 이 대표 가족을 위해 지출한 것으로 계산했다.
검찰은 이 대표 등이 사적 유용을 위해 의전팀 공무원 등으로 하여금 관용차 운행일지를 공적 용무로 사용된 것처럼 허위로 작성하게 하거나 내방객용으로 과일을 구입한 것처럼 허위로 지출결의 서류를 작성하게 한 것으로 봤다.
검찰은 이 같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이달 19일 이 대표와 정씨, 배씨 등 3명을 업무상배임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 경기도 예산을 사실상 함께 유용한 것으로 파악했던 이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에 대해서는 범행 가담 정도 등을 고려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 사건은 이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심리 중인 수원지법 형사11부(신진우 부장판사)로 자동 배당됐으며, 재판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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