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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10년간 기술개발에 120조 넘게 투자”…주춤한 전기차 시장, 하이브리드로 메운다

현대차, 시장 선도 위한 중장기 미래 전략 ‘현대 웨이’ 공개

“전기차는 궁극적으로 가야할 길, 틈새는 하이브리드로 채운다”

현대자동차가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기업으로 등극하겠다고 밝히며 향후 10년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2030년엔 전 세계에 555만대의 차량을 판매하고 이 가운데 전기차 판매를 200만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현대차 “10년간 기술개발에 120조 넘게 투자”…주춤한 전기차 시장, 하이브리드로 메운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는 2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4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개최하고, 이러한 포부가 담긴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Hyundai Way)’를 발표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경쟁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업계를 선도하고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선언이다.

현대차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10년간 총 120조5000억원을 투자해 ‘현대 웨이’ 실행을 적극 뒷받침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했던 10년간(2023~2032년) 투자액 109조4000억원 대비 10.1% 늘린 금액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현대 웨이는 현대차만의 유연한 대응 체계로 시장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모빌리티와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완성차 제조를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로의 확장을 추진해 게임 체인저의 입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에너지 사업자의 역할도 강화해 수소 사회를 실현함으로써 에너지 전환 시기에도 글로벌 톱 티어 리더십을 지속할 수 있는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중장기 전략 ‘현대 웨이’를 통해 2030년 제네시스 포함 555만 대의 연간 판매량을 올린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작년 판매 실적 대비 약 30% 이상 많은 물량으로 글로벌 사업장을 확장해 추가로 100만 대 생산능력을 늘릴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모델은 2030년 200만 대를 판매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약 36%를 채울 계획이다. 이중 주요 시장인 북미에서 69만 대, 유럽에서 46만7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시장에 대한 유연성과 경쟁 우위를 위한 현대차의 핵심 역량을 의미하는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선하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점차 증가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준중형 및 중형 차급 중심으로 적용됐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확대해 기존 7차종에서 14차종으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의 경우, 전기차 전용 모델을 제외한 전 차종에 하이브리드 옵션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기존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TMED 대비 성능과 연비가 대폭 개선된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TMED-Ⅱ를 내년 1월부터 양산 차량에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며, 2028년에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 계획 대비 40% 정도 증가한 133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 4분기 가동을 앞둔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이하 HMGMA)’에서는 아이오닉 5, 대형 전기 SUV 아이오닉 9 등의 전기차 이외에도 하이브리드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동시에 현대차는 전동화 속도 둔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완충 시 900㎞ 이상 주행이 가능한 ‘EREV'(Extended Range Electrified Vehicle)도 선보인다. EREV는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각각 적용한 차량으로, 전기차와 같이 전력으로 구동하지만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차량 가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가 전기차 대비 약 30% 적게 탑재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출시가 가능하다.

현대차는 전기차 모델도 전동화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2030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경제형 EV부터 럭셔리·고성능까지 전기차 풀라인업을 구축하고, 전기차 모델을 21개까지 확대해 본격적인 전기차 시대에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장 사장은 “전동화 시대의 현대차는 대중 브랜드뿐 아니라 럭셔리 및 고성능 모델까지 모든 전기차 라인업을 가장 빠르게 선보인 독보적인 기업”이라며 “과거부터 축적해 온 최고 수준의 기술과 혁신을 위한 도전, 이러한 강점을 기반으로 현대차는 계속해 앞으로 다가올 전동화 시대를 대비하고 전기차 시장을 리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자동차 사장(오른쪽)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그룹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와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는 전기차 성능 및 안전,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배터리 역량 강화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유일하게 배터리 시스템 전 라인업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으로서 배터리 셀 경쟁력을 높이고, 배터리 안전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30년까지 보급형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신규 개발하기로 했다. 또 현재 적용되어 있는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의 배터리 이상 사전 진단 기술을 더욱 강화하고, 배터리 시스템의 안전 구조 확보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대차는 자사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 CTV(Cell to Vehicle) 구조도 도입한다. 배터리와 차체가 통합된 CTV 구조에서는 부품을 줄이고 배터리 집적도를 개선함으로써 중량은 감소하고 재료비는 절감할 수 있다.

현대차는 ‘모빌리티 게임체인저’를 제시하면서 자율주행차 및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개발과 다양한 모빌리티 신사업을 추진한다.

자율주행 기술을 계속 고도화하면서 관련 데이터 수집과 동시에 자동으로 인공지능(AI) 모델을 학습하는 체계를 마련해나가겠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를 기반 삼아 자율주행차의 인지-판단-제어를 일괄 수행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현하고, 향후 주행 중 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는 자율주행 레벨 4까지 확장 가능한 설루션으로 이를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술 업체에 자율주행차를 판매하는 파운드리 사업은 물론 자율주행차 플랫폼을 관련 개발 업체에 공급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현대차는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미래 에너지 패러다임이 수소로 전환되는 시기에 준비된 에너지 사업자로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2045년까지 자동차 생산·운행·폐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탄소 순배출 제로(0)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장재훈 사장이 2024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는 중장기 계획과 사업 확대를 위해 2024~2033년 10개년 간 120조5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10% 이상을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도 내놨다.

구체적으로 10년간 R&D 투자 54조5000억원, 설비투자(CAPEX) 51조6000억원, 전략 투자 14조4000억원 등의 계획을 공개했다.

특히 ‘현대 다이내믹 캐파빌리티’ 실행에 전체 투자액의 77%에 달하는 92조7000억원이 투입된다. 이 중 R&D 투자가 37조4000억원, 설비투자가 50조8000억원이다. 이를 통해 전동화 전환기에 징검다리 역할을 할 차세대 하이브리드 및 EREV 모델 개발 그리고 배터리 경쟁력 확보 등을 추진하고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모빌리티 게임체인저’ 전략에는 22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자율주행 기술을 고도화하고 SDV 전환을 본격적으로 진행하는 한편 AAM(미래항공 모빌리티), 로보틱스와 같은 신사업 추진도 뒷받침한다.

‘에너지 모빌라이저’ 전략에는 5조7000억원을 투자한다. 수소 에너지 기술과 사업 역량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수소 밸류 체인의 사업화를 위한 외부 파트너십을 맺는 등 수소 생태계를 구축에 나선다.

한편 현대차는 이날 주요 대기업 중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주주환원 정책을 골자로 하는 밸류업 프로그램도 발표했다. 배당과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TSR(총주주환원율) 기준 주주환원 정책 도입, ROE(자기자본이익률) 개선 목표 지향과 최소 배당금 도입, 자사주 매입 규모 설정 등이 주요 내용이다.

현대차는 2024년 귀속 연간 배당금부터 최소 배당금 1만원 정책을 시행해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인 DPS(주당배당금)를 지급한다. 또한 향후 3년간 보통주와 우선주를 포함해, 총 4조원의 자사주 매입 규모를 설정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5년부터는 2500원의 분기 배당을 실시할 방침이다. 기존 분기 배당 2000원 대비 25% 상향된 금액이다. 또한 자사주 매입과 소각 시 당해년도 TSR 범위 내에서 우선주 디스카운트(저평가)를 감안해 실시하기로 했다.

jinsnow@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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