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구 TBS 대표이사 대행이 8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TBS가 김어준이 만든 불행한 유산에 고생을 하고 있다”며 “과거 정치적인 편향성 논란을 일으킨 분들은 지금 회사를 나갔는데, 남은 직원들이 그 멍에로 인해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은 정말 부조리하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개국 34년 만에 폐국 위기를, 250여명의 구성원과 그 가족이 삶의 터전을 잃을지도 모르는 운명에 놓여 있다”며 “시민의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소한의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2023년 360명 규모였던 TBS 직원은 현재 250명으로 감축된 상태다.
이어 그는 “(편향성과) 관련이 없는 TBS 직원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을 빨리 멈추고 긴급한 지원을 추진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TBS는 지난 6월 지원 조례 폐지에 따라 서울시의 예산 지원이 중단됐다. 그동안 TBS는 연400억 원의 예산 중 70% 이상을 서울시의 출연금으로 보충했다. 서울시의회는 TBS를 출연기관에서 해제하는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여러 노력에도 TBS는 비영리법인의 특성상 투자를 유치하기 어려워 폐업 위기에 몰린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TBS는 상업광고가 금지돼있고 지상파방송 재허가 문제가 있어
강양구 TBS 경영지원본부장은 “현재 보유한 자금이 10억원가량이고, 8월 월급을 지급하고 나면 더는 지급할 수 있는 인건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기적적으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당장 9월부터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행은 7일 서울시의회 의장에게 이 같은 어려움을 호소하는 공문을 보내 “20억원의 재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TBS 노동조합은 아직 심각성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상황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이날 기자설명회장에 들어와 “이 대행이 직원들에게 ‘내가 형사책임을 지지 않으려면 직원들을 모두 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대행은 “사실과 다른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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