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은 12일 경상남도 거제시 한화오션에서 국내 독자 기술로 설계ㆍ건조 중인 3600톤급 장보고-Ⅲ 배치(Batch)-Ⅱ 2번함 기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기공식은 여러 조각의 블록으로 나누어 만들어진 선체의 첫 번째 블록을 건조 선대에 거치하는 행사로 함 건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음을 의미한다.
대한민국 해군과 방위사업청이 추진 중인 장보고-Ⅲ 배치(Batch)-Ⅱ 사업은, 전작인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장보고-Ⅲ Batch-I·3000톤급) 대비 크기와 배수량이 커지고 장비도 개선된 신형 잠수함 3척을 2016년부터 2029년까지 약 3조4100억 원을 투자해 국내 건조로 확보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은 3척 모두 한화오션에서 도맡아 제작하게 된다. 도산안창호급 잠수함의 경우 2척은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이 1척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했다.
장보고-Ⅲ Batch-Ⅱ 2번함은 Batch-I급 대비 국산화가 더욱 확대됐다. 주요 장비에 대한 국산화 연구개발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국산화율이 80% 이상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존 납축전지를 대체할 리튬 이온 배터리 체계를 직접 개발함으로써 잠항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수중 지속 항해 및 고속 기동 시간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화가 확대되면 유지 보수를 위한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차후 잠수함 수출 시 수출통제나 지식재산권 분쟁으로부터 자유로워 해외 잠수함 수주 경쟁에서 더욱 유리하다.
한화오션은 작년 3월 기공식을 한 1번함은 2025년 진수식을 거쳐 2026년부터 전력화를 시작하고 이어 2번함은 2028년, 3번함은 2031년 해군에 인도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 이상우 한국형잠수함사업단장은 “장보고-Ⅲ Batch-Ⅱ 2번함은 국내 잠수함 건조 기술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며, “해군력 발전과 향후 수출을 통해 국가 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대통령실의 발표에 따르면 사무엘 파파로 미국 인도태평양사령관은 한국의 핵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작전 분석 결과 핵잠수함 도입에 믿음이 생긴다면 추후 추진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파파로 사령관은 지난 12일 림팩훈련을 계기로 이뤄진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동맹국이자 안보협력 파트너국으로서 한미 양국이 전력을 통합하고 방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찾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서는 장보고-Ⅲ Batch-Ⅱ 보다 배수량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장보고-Ⅲ Batch-Ⅲ에 핵추진기관이 탑재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프랑스가 운용하고 있는 최신 원잠인 ‘쉬프랑급’ 원자력 잠수함의 경우 배수량이 4765톤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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