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대교수 휴진 대응인력 파견…”의사단체, 대화 참여해야”
‘1.5배 보상’ 응급시술 확대…내주 의료개혁특위 2차 회의
중증심장질환 환자의 혈관스텐트 시술에 대한 수가(의료행위에 대한 대가)를 최대 2배로 높이는 등 정부가 필수의료 분야의 ‘공정한 보상’을 확대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정기적인 주 1회 휴진 등 집단행동이 확산하자 의료대응인력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
◇ ‘중중 심장질환 중재시술’ 보상 강화…6월부터 적용
정부는 29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중증 심장질환 중재시술 보상 강화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된 심장혈관 중재시술은 급성 심근경색 등 중증 심장질환자에게 긴급하게 시행해야 하는 대표적인 필수의료 행위다.
정부는 의료 난이도 등이 수가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심장혈관 중재술에서 인정하는 혈관 개수를 확대하고, 보상 수준을 인상한다.
우선 상급종합병원에서 4개 심장혈관에 스텐트 삽입 등 중재술을 시행할 경우 시술 수가가 현행 대비 2배 이상으로 인상된다.
기존에는 총 4개의 심장혈관 중 2개 이상에 시술하고도 2개까지만 수가가 산정됐으나, 앞으로는 모든 혈관 시술에 수가를 산정한다. 시술 수가도 기존 최대 130%에서 최대 270%로 인상한다.
이렇게 되면 상급종합병원에서 4개 심장혈관에 스텐트 시술 시 기존에는 2개만 인정돼 약 227만원의 수가가 적용됐으나, 앞으로는 4개 모두 인정돼 463만원의 수가가 적용된다.
응급·당직 시술이 잦은 의료진에게도 정당한 보상이 갈 수 있도록 일반시술의 1.5배 수가가 적용되는 ‘응급시술’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는 심전도검사 등에서 급성 심근경색증이 명확하거나 활력징후가 불안정할 경우에만 인정했으나, 앞으로는 임상적으로 응급 시술이 필요해 24시간 이내 시행할 경우에도 적용한다.
개선 내용은 급여기준 고시를 개정한 후 6월 1일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현행 행위별 수가제의 한계로 인해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지 못한 중증 심장질환 중재시술에 대해 대기시간, 업무강도, 난이도 등을 고려해 적정한 보상이 이뤄지도록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역·필수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2028년까지 총 10조원 이상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난이도와 업무 강도가 높은 중증 질환에는 5조원 이상, 분만·소아 등 수요가 감소하는 분야의 인프라 유지를 위해서는 3조원 이상, 의료기관 간 연계·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에는 2조원 이상을 각각 투입하는 ‘5·3·2’ 투자 방향을 밝혔다.
◇ 올해만 필수의료 분야에 1천200억원 투입…내주 의료개혁 2차 회의 특위
정부는 지난 3월 말 중증 심장질환 중재시술을 포함해 신생아·소아·산모·중증질환 4개 분야에 올해 약 1천200억 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내달 1일부터 고위험 신생아를 위해 신설된 지역수가가 적용되고, 고위험·고난도 소아외과 수술 281개 항목의 연령 가산이 확대된다.
체중 1천500g 미만 신생아와 1세 미만 소아에 대해서만 적용하던 ‘연령 가산’은 내달 1일부터 6세 미만 소아까지 확대한다. 가산 수준도 최대 300%에서 1천%로 대폭 인상한다.
지난 3월 말 소아진료체계 개선을 위한 수가 개선 방향을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예컨대 연령 가산이 적용되면 1천500g 미만 이른둥이에게 필요한 고위험·고난도 수술인 동맥관 개존증 폐쇄술을 시행할 경우 총수술 수가가 기존 711만원에서 1천769만원으로 약 2.5배로 오른다.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 대한 사후 보상과 공공정책수가 신설에 따라 6월 1일부터 고위험 분만 관련 손실분을 사후 보상한다. 이때 집중치료실 입원환자 1인당 하루 20만원을 7일간 정액 지원한다.
정부는 앞으로도 뇌혈관질환, 장기이식 등 고위험·고난도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보상 강화 방안을 지속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내용과 큰 틀에서의 지불제도 개편 등은 대통령 직속으로 출범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한다. 당장 내주에 2차 회의가 예정돼 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특위가 보건의료의 당면과제를 논의하고 청사진을 그리는 사회적 협의체로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휴진으로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다.
조 장관은 “현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의료인력을 추가 파견하는 등 비상진료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무엇보다 현장 의료진들이 지치지 않도록 다양한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교수님들이 현장을 지키고 전공의들이 병원에 돌아와 환자 곁에 있을 때 국민들은 여러분의 목소리를 더욱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의사단체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의대 증원 백지화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의료체계의 혁신과 발전을 위한 대화에 조속히 참여해 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국민만을 바라보고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회 각계각층과 더 많이 소통하고 협력하면서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