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두고 재정 건전성을 외면한 확장 재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가채무 비율 하락은 반도체 호황에 따른 착시 효과에 불과하고, 미래대응기금 역시 지속 가능성이 부족한 포퓰리즘 예산이라는 주장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대해 “한마디로 포퓰리즘과 재정중독 점철된 미래 약탈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빅폭탄을 쏘며 대한민국 미래를 향해 선전포고했다”고 주장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연설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51.6%에서 48.3%로 낮아질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으로 GDP가 늘어났고, 이에 따라 분모가 커졌기 때문에 나타난 일시적 착시 효과일 뿐”이라며 “국가채무 자체가 줄어든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편성한 상황에서 중장기 재정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정 원내대표는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언급하며 “올해 추경 예산 기준 1412조8000억원에서 2030년 1734조1000억원으로 무려 321조원 이상이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특히 미래대응기금을 집중적으로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해당 기금을 ‘무대포 예산’, ‘무책임 극단주의 포퓰리즘 예산’이라고 규정하며, 일시적인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지출 확대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으로 인한 일시적 세수 증가를 핑계로 지속적인 지출 증가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을 거론하며 기금의 주요 재원인 추가 세수가 2029년 이후에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래대응기금은 2~3년짜리 빚 잔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기금에 포함된 사업의 구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의힘은 약 35조원 규모의 사업이 기존 사업을 반복하거나 현금 지원 성격을 띠는 반면, 반도체 생산 기반을 확충하는 데 투입되는 예산은 전체 가운데 2조원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여야 간 쟁점인 기금 여유자금 104조원에 대해서도 국가채무 감축에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국가채무 감축을 위해 쓰는 것이 상식”이라며 정부가 104조원을 보유하려는 이유를 따져 물었다. 이어 “2028년 총선 직전에 돈 뿌리기 위한 여유 자금으로 남겨놓은 것인가. 미래 대응 기금인가. 총선 대응 기금인가”라고 반문했다.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를 언급한 데 대해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정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불평등과 양극화의 원인을 단 하나만 지목하면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주장하며 부동산 문제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거론했다.
그는 “이쯤 되면 이재명 정부 정책 기조가 불평등과 양극화 촉진 아니냐”며 “대통령은 아무런 반성과 사과도 없이 극단적 확장 재정을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정부 예산안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이런 무책임한 예산안에 합의할 수 없다”며 “재정 건전성 회복이라는 대원칙에 따라 포퓰리즘 예산을 송곳처럼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시정연설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대통령을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7000자 넘는 연설문에 끝내 빠진 단어들. ‘부동산’도 ‘증시’도 ‘농지’도 없다. ‘북한’도 ‘한미동맹’도 ‘치안’도 ‘사법’도 없다”며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시정연설을 세 문장으로 요약한다며 “내 잘못은 모르겠고, 하던 대로 하겠다”, “국민은 모르겠고, 좌아하게 살련다”, “내일은 모르겠고, 오늘 다 쓰고 죽겠다”고 비꼬았다.
장 대표는 끝으로 “이 정도면 국민 인내심 테스트 아닌가?”라고 덧붙이며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을 계기로 확장 재정과 미래대응기금의 지속 가능성, 재정 건전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며 정부 예산안에 대한 강도 높은 심사를 예고했다.











